“투자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입니다. 운용사의 최고의 마케팅도 결국 성과입니다.”
차문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시장을 전망하기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운용 철학이 회사를 성장시킨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운용 철학과 검증된 투자 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종합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창립 멤버인 그는 19년 가까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인재 영입과 조직 운영, 운용 시스템 구축을 이끌어 왔다. 그는 회사 설립 당시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시장 방향을 예측하는 투자보다 절대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헤지펀드 전략이 부족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는 투자자문사로 출발한 뒤 국내 헤지펀드 시장 성장과 함께 절대수익 전략을 개척했다. 창업 초기에는 운용 실적과 인지도가 부족해 자금을 유치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운용 성과를 축적하는 데 집중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차 대표는 “좋은 성과를 통해 고객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회사는 성과보수로 성장하며, 이를 다시 인재에게 보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은 타임폴리오의 핵심 경쟁력인 멀티매니저 시스템(MMS)과 자체 운용 플랫폼인 타임폴리오 매니지먼트 시스템(TMS) 구축으로 이어졌다. 여러 운용역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운용 체계를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차 대표는 투자의 본질도 ‘예측’이 아니라 ‘대응’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을 맞히려고 하기보다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꾸준히 공부하고 다양한 투자 경험을 쌓아야 자신만의 투자 신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이유를 충분히 생각하고, 언제 팔지 시나리오를 그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타임폴리오는 액티브 ETF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차 대표는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의 경쟁 구도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패시브 ETF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시장이지만 액티브 ETF는 결국 성과의 시장”이라며 “독립계 자산운용사도 우수한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입증하면 그것 자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액티브 운용의 중요성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전략보다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운용 역량이 성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액티브 ETF와 롱숏 전략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은 롱숏 전략과 팩터 기반 운용을 앞세워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현지 수탁고 2조원을 달성했다. 해외 기관투자가 자금을 유치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우수한 성과를 거둔 임직원에게는 현지 법인 주식을 지급하는 등 성과 중심 보상 체계도 도입했다.
차 대표는 개인 자산 운용에서도 회사의 투자 철학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유 자금 대부분을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인 ‘타임폴리오 위드타임 펀드’에 투자하고 있으며, 퇴직연금(DC)도 TIME 액티브 ETF를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는 “좋은 종목을 찾는 것보다 투자 잘하는 사람과 운용사를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향후 타임폴리오는 주식과 대체투자 부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를 강화하고, 액티브 ETF 브랜드 ‘TIME’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싱가포르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차 대표는 “고객과 회사, 임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상락’을 실현하겠다”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종합 자산운용사이자 글로벌 투자 하우스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예진/박주연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