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넘게 기소했지만"…180일 종합특검, 미제도 수두룩

입력 2026-08-23 14:29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해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 50여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다시 경찰로 넘기게 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팀은 이날까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등 50여명을 기소했다. 수사 막바지에 사건 처분을 집중하는 ‘헤비테일 전략’에 따라 최근 2주 동안 40여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가장 큰 성과로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수사가 꼽힌다. 특검팀은 국가 예산을 불법 전용·집행한 혐의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을 재판에 넘겼다.

이어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김태영 21그램 대표 등도 기소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더해 대통령실과 행안부의 예산 집행 문제,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사원 수사 무마 혐의를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과 감사원 간부들도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 관련 추가 의혹도 기소 대상에 올랐다. 특검팀은 미국 등 우방국에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파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윤 전 대통령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을 기소했다.

채상병 사건 관련 수사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VIP 격노설’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도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한계도 뚜렷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검팀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출국금지하고 두 차례 소환했지만 혐의를 규명하지 못했다.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다시 넘어간다.

'노상원 수첩' 의혹도 마찬가지다. 특검팀은 수첩에 적힌 ‘수집소’로 지목된 연평부대 수용시설 등을 현장검증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까지 조사했지만, 핵심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혐의 입증에 이르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도 별다른 진척 없이 이첩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 사건을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규정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수사 과정의 논란도 남았다. 김지미 특검보가 진보 성향 매체에 출연해 수사 대상 의혹과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중립성 논란이 제기됐다.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을 맡았던 권영빈 특검보가 과거 사건 관계자들을 변호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담당 특검보가 바뀌기도 했다.

내란 관련 인사 처분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을 내란 가담 혐의로 기소했다. 두 사람은 내란특검 수사 당시 윤 전 대통령 등의 혐의 입증에 도움을 준 핵심 참고인으로 꼽혔던 인물들이다.

조 대령 기소를 두고 내란특검팀은 "국방부와 국무회의의 공적 심사와 심의를 존중하지 않은 채 이를 번복해 조성현을 법정에 세울 어떤 사유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냈다. 종합특검팀은 "공소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기소를 강행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