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모델 기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1000억달러(약 139조원) 이상을 조달하는 초대형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로는 최대 2조달러가 거론되면서 지난 6월 상장한 스페이스X의 IPO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로픽의 상장 주관사들이 최근 잠재적 투자자들과 IPO를 통해 1000억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거론되는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최대 2조달러에 달한다.
현재 IPO 최대 기록은 지난 6월 상장한 스페이스X가 갖고 있다. 스페이스X는 상장 당시 1조77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857억달러를 조달했다. 앤트로픽이 현재 구상대로 상장하면 기업가치와 조달액 모두 기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앤트로픽의 몸값은 최근 가파르게 뛰고 있다. 올해 비공개 자금조달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9000억달러였다. 기업가치 상승을 뒷받침하는 것은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다. 지난달 월간 매출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연환산 매출은 650억달러(90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90억달러(12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불과 7개월 만에 7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올해 2분기 실제 매출도 116억달러(16조1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출신의 다리오 아모데이가 2021년 창업한 앤트로픽은 첫 모델 '클로드1'을 내놓은 지 3년 만에 전 세계 1위 AI 모델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타트업이나 개발자가 모델을 호출해 사용하는 클로드 API가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늘어나는 토큰 사용량만큼 과금하기 때문에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구글 버텍스 같은 클라우드를 통한 매출도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JP모건이나 넷플릭스·세일즈포스 등 일반 대기업, 소프트웨어 기업과 사용량을 약정해 판매하는 기업 계약도 늘어나고 있다. 개인 사용자에 집중했던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비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력한 경쟁자였던 오픈AI가 올해 상장을 포기한 점도 앤트로픽에는 호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식보상비용(SBC)을 포함한 오픈AI의 영업손실은 1분기 93억 달러에서 2분기 123억 달러로 확대됐다. 세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20일 "우리는 우리의 경주를 하면 된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실적이 오픈AI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