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준 것도 몰랐다"…오세훈, 시장직 건 2심서 혐의 전면 부인

입력 2026-08-21 18:00


시장직을 잃을 수 있는 형을 1심에서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항소심에 들어갔다. 오 시장 측은 첫 재판부터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비용 대납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1심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21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오 시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혀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가 진행한 여론조사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가 핵심이다. 검찰은 오 시장이 명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았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거쳐 후원자 김씨가 비용을 대신 내게 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1심은 오 시장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가운데 5건은 오 시장 측 의뢰에 따른 것이고, 김씨가 이와 관련해 2100만원 상당을 명씨 측에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하지만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사실관계부터 다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변호인은 “오 시장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한 적이 없고, 김씨에게 비용을 내라고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가 명씨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특검의 논리도 문제 삼았다. 오 시장 측은 “오 시장이 명씨를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 명씨가 오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했다는 사실, 김씨가 명씨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연결해 추측을 더한 것”이라며 “원심이 이를 일부라도 받아들인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강 전 부시장과 김씨 측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 역시 특검이 제시한 사건 구조가 실제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취지로 다툴 방침이다.

항소심에서는 주요 인물들의 증언도 이어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명씨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오는 28일에는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된다.

재판부는 심리 일정을 고려할 때 항소심 선고가 오는 10월 23일 전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 시장은 1심 선고 이후 법무법인 광장 소속 변호사 7명을 추가로 선임하며 항소심 대응에 나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