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어제 10년 만에 전면 파업을 강행했다. 기아도 26일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창사 이후 58년간 단 한 번도 파업을 하지 않은 포스코마저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에 들어갈 태세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HD현대중공업은 25~2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하청업체의 교섭 요구에 시달리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핵심인 자동차, 철강, 조선이 동시에 파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하투(夏鬪)가 이렇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 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n% 성과급’ 탓이 크다. 반도체 호황으로 이들이 1인당 6억~7억원의 성과급을 받는다고 하니 눈높이가 높아진 다른 대기업 노조도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 격려금 600% 지급 등 포스코 노조의 요구를 다 들어주려면 올해 예상 영업이익보다 많은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현대차 노조는 상여금 인상, 정년 연장에 임금협상과 무관한 해고자 복직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들만이 아니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31일부터 닷새 동안 전면 파업을 벌이겠다고 압박했다. 사측이 영업이익 10% 수준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더 내놓으라는 요구다. 네이버 노조는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계열사 통합 교섭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삼성전자 DX 부문도 이날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었다. 사실상 산업계 전체가 n% 성과급과 노란봉투법발(發) ‘열병’을 앓고 있다.
노조의 도 넘은 ‘내 몫 챙기기’와 그런 행태를 부채질하는 노동계에 편향된 제도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빠르게 추락할 수밖에 없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엔 단호한 원칙 대응이 필요하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정부와 정치권도 수수방관하지 말고 결자해지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