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가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를 막기 위해 복지서비스의 문턱을 낮춘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 공간을 선보였다. 식료품 등 긴급 생계 지원에 비대면 복지상담과 사회관계망 회복 프로그램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안산시는 1인 가구의 고립 예방과 관계 회복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우리동네 다온편의점'을 개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안산은 청년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많다. 시는 이들 가운데 사회적 관계가 끊긴 고립 가구를 기존 복지제도만으로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주민이 직접 주민센터를 찾아가 지원을 신청해야 하는 '신청주의 복지'가 고립 가구 발굴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봤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고립 상태를 남에게 설명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정작 필요한 사람이 복지체계 밖에 머무는 경우가 있어서다.
다온편의점은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민이 일반 생활공간을 이용하듯 부담 없이 방문해 쉬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공간을 설계하고, 긴급 생계 지원과 고립 예방 프로그램을 한곳에 모았다. 비대면 키오스크도 설치해 이용자가 상담 직원에게 형편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도 필요한 지원을 신청하거나 복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대면 상담에 부담을 느끼는 고립 위험 가구의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춰, 도움이 필요해도 주민센터를 찾지 않던 주민을 복지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접점 역할을 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긴급 먹거리 지원 사업 '그냥드림'도 다온편의점에서 함께 운영한다. 식료품이나 생필품이 필요한 위기 가구에 물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안산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물품을 받으러 온 주민이 휴식공간과 1인 가구 소통 프로그램도 자연스럽게 이용하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기존 긴급복지가 생계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면, 다온편의점은 고립된 주민의 사회적 관계 회복까지 아우르는 셈이다. '먹거리 지원→복지서비스 연결→사회관계망 형성'으로 이어지는 고립 예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안산시의 구상이다.
시는 고독사 예방 정책의 중심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발굴로 옮겨, 주민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고립 위험 가구를 조기에 찾아낼 방침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고립과 고독사 문제는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공동의 숙제"라며 "비대면 키오스크로 복지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긴급 생계지원과 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을 연결해 안산형 고립 예방 안전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