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자르는 순간 드러나는 '반전'…SNS가 바꾼 디저트

입력 2026-08-22 09:00

디저트 업계에서 ‘맛’ 못지않게 ‘비주얼’이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기 전 SNS와 숏폼 영상으로 제품을 먼저 접하기 때문이다. 케이크를 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진과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업계에서도 ‘찍고 싶은 디저트’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디저트업계에 따르면 아티제는 지난 5월 독특한 단면을 앞세운 ‘세로 레이어’ 구조의 시그니처 케이크를 선보였다. 일반적인 생크림 케이크가 시트와 크림을 수평으로 쌓는 것과 달리 길게 펼친 시트에 크림을 바른 뒤 돌돌 말아 세로 방향의 층을 만든 제품이다. 케이크를 자르는 순간 세로로 이어진 단면이 드러난다.

제철 과일을 활용해 제품군도 확대했다. 5월 스트로베리와 믹스드 후르츠를 시작으로 6월 멜론, 7월 애플망고를 차례로 출시했다. 케이크를 어느 방향에서 잘라도 시트와 크림, 과일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판매량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아티제에 따르면 시그니처 케이크 출시 첫 달 홀케이크 판매량은 기존 베스트셀러인 ‘리얼 스트로베리 쉬폰’보다 40% 이상 많았다. 조각 케이크 판매량도 리얼 스트로베리 쉬폰보다 27% 이상, 기존 쉬폰 케이크 가운데 누적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얼그레이 쉬폰’보다 약 15% 높았다. 올해 상반기 아티제의 전체 케이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순매출은 6.7% 증가했다.



SNS에서 화제가 된 비주얼을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한 사례는 아티제만이 아니다. 성심당의 ‘시루’ 시리즈는 케이크 옆면을 과일로 빼곡하게 채운 모습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특히 딸기를 가득 올린 ‘딸기시루’ 등이 인증 사진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즌마다 매장 앞에 긴 대기 행렬이 생겼다.

투썸플레이스도 소비자들의 SNS 반응을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대표 케이크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에 두바이 초콜릿과 말차를 접목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SNS에서 이어지자 ‘두초생 미니’와 ‘말차 스초생’을 시즌 한정으로 출시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제품을 제안하는 단계로 역할이 확대된 셈이다.

숏폼 콘텐츠의 확산은 디저트의 ‘단면’까지 상품 경쟁력으로 만들고 있다. 케이크를 자르는 순간 크림과 과일이 드러나는 장면이나 포크로 케이크를 떠올리는 모습처럼 짧은 영상에서 시선을 끌 수 있는 요소가 구매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제품의 맛과 가격뿐 아니라 사진과 영상에서 얼마나 눈에 띄는지가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디저트 상품 기획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맛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SNS에 올리고 싶어 하는 모양과 단면, 색감 등을 제품 개발 단계부터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저트업계 관계자는 “SNS에서 제품을 접한 뒤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각적으로 차별화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