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이상하다 했더니…요즘 배달앱 음식 사진의 정체 [유지희의 ITMI]

입력 2026-08-23 13:00
수정 2026-08-23 13:41

“보기만 해도 속이 안 좋아진다.”

최근 온라인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음식 광고와 메뉴판을 두고 거부감을 나타내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햄버거와 스테이크, 냉면처럼 익숙한 음식인데도 질감과 색감이 지나치게 과장돼 오히려 식욕을 떨어뜨린다는 반응이다.

23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진다는 AI 생성 음식 광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이용자는 "한식당에서 AI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충격적인 메뉴판을 봤다"며 "함께 간 친구는 보기만 해도속이 메슥거린다며 흐린눈으로 보고 메뉴판 엎어놨다"고 전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배달 앱에서도 비슷한 사진을 자주 본다”, “실제 음식 사진도 아닌데 메뉴에 쓰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특히 불편해하는 부분은 음식의 질감이다. AI가 만든 사진에서는 밥알이나 깨처럼 작은 요소가 지나치게 또렷하게 표현되고 빵이나 고기 표면에는 비슷한 무늬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누리꾼들은 “징그럽다”, “보기만 해도 속이 메슥거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불편함은 가게에 대한 신뢰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메뉴 사진도 AI인데 리뷰라고 AI를 안 썼겠느냐”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음식 사진이 실제 촬영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가게가 올린 다른 홍보물이나 후기까지 의심하게 된다는 얘기다. ◇촬영비 부담에 AI 찾는 자영업자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AI 음식 사진을 쓰게 되는 이유가 있다. 전문 사진 촬영을 맡기려면 음식 준비부터 촬영 장소와 조명, 보정까지 신경 써야 한다. 메뉴가 자주 바뀌는 식당이나 카페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반면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원하는 음식과 구도, 분위기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고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메뉴 사진을 찍으려니 한 컷에 10만원이 넘는데 AI는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작은 카페라 SNS와 메뉴판에 쓸 이미지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식이다.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실제 음식과 차이가 크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AI는 음식의 양이나 재료, 크기를 실제와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고기를 더 두껍게 만들거나 채소를 더 풍성하게 넣는 것도 가능하다. ◇AI 쓰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소비자는 “오히려 싫다”
AI를 내세우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지 않다. 기업용 웹 관리 전문업체 워드프레스 VIP가 지난 4월 미국 성인 1200명과 기업 의사결정권자 800명 등 2000명을 조사한 결과 미국 소비자의 60%는 기업이 마케팅이나 브랜드 메시지에 ‘AI’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AI가 만든 정보에 대한 불신도 컸다. 응답자의 86%는 AI가 생성한 답변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으며 사람이 작성한 원본 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싶다고 답했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AI 답변을 항공권 요금이나 개인정보 처리방침, 의료비 청구서보다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답한 소비자도 42%였다.

기업들이 AI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의 체감은 달랐다. 응답자의 61%는 AI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을 한 곳도 꼽지 못했다. 75%는 현재의 인터넷이 10년 전보다 ‘덜 인간적’이라고 느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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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