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절박함 정책 실패 방패로 삼지 말라"…오세훈, 주거정책 비판

입력 2026-08-21 13:40
수정 2026-08-21 13:49

"‘훼손된 부지’가 아니라 ‘공원 예정지’입니다. 미군기지 반환 후 전체를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통해 국민과 한 약속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년의 절박함을 정책 실패의 방패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부는 청년을 위해 용산공원 일부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며, 이미 훼손된 부지만 활용하면 된다고 주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용산공원을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자연 속 휴식과 문화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께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당장 청년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청년에게 시급한 것은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계획이 아니라,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돼 주고 있는 디딤돌대출은 현재 서울의 주택 가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주택 가격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대출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도 아파트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대출한도를 6억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 집’의 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미리내 집은 최고 경쟁률 759 대 1을 기록할 만큼 수요가 많지만 현행 규정상 기존 장기전세주택 물량의 50% 이내에서만 공급할 수 있다"며 "서울시가 공급 물량을 자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미 준공된 청년안심주택의 입주 지연부터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보증보험 문제로 입주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없도록 HUG의 보증심사와 리츠 설립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눈앞의 어려움부터 해결하는 것이 청년 주거 문제를 푸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며 "언제 착공할지, 몇 가구를 공급할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용산공원에 청년의 미래가 달린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서울에서는 지금까지 약 3만가구의 ‘청년안심주택’이 준공됐다. 앞으로 임기 내 1만7000가구를 더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형 새싹원룸’, ‘디딤돌주택’, ‘바로 내 집’ 등의 청년주택은 2030년까지 모두 7만 4000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 집’도 2024년 7월 이후 약 6600가구가 공급됐고 2030년까지 2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 시장은 "청와대도 정부도 용산공원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며 "그런데도 이를 마치 청년 주거의 유일한 해법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의 절박함을 정책 실패의 방패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금 작동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부터 복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불합리한 대출 규제를 현실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 그것이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