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북대서양을 지나는 항공기 수백 대의 비행 고도를 바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비행운을 줄일 수 있는지 실험에 나선다. 작은 항로 조정으로 기후 영향을 낮출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정부와 항공교통관제 당국, 연구진은 앞으로 두 차례 겨울 동안 북대서양 동부를 지나는 항공기 일부에 비행 고도를 조정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대상은 아일랜드 서쪽의 북대서양 주요 항공 통로인 '섄윅 공역'으로, 4개월 시험기간 동안 약 1만편이 이 지역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일부 항공기가 비행운이 오래 남기 어려운 고도로 항로를 소폭 변경한다.
비행운은 제트기의 뜨거운 배기가스가 높은 고도에서 수분과 그을음 입자와 섞이면서 얼음 입자가 형성돼 만들어진다. 이 얼음 결정은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해 구름처럼 성장하며 짧게는 몇 분, 길게는 수시간 지속될 수 있다. 다른 비행운과 합쳐지면 대기 중 열에너지를 가두면서 온난화를 키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른바 ‘비행운 효과’는 항공산업이 일으키는 지구온난화의 최대 35%를 차지한다. 다른 연구들은 그 영향이 더 클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번 시험에 참여하는 비영리단체 콘트레일스닷오르그는 "비행운이 전체 인위적 지구온난화의 1~2%를 차지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구글이 제공하는 기상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석을 활용해 비행운이 생기기 쉬운 대기층을 예측한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위성영상을 분석해 비행운 감소에 따른 기후 효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대기물리학 조교수 에드워드 그리스피어트는 "항공기가 습한 대기층을 통과할 때 비행운이 만들어지며, 이 층은 두께가 1000피트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상과 항공운항, 구름 형성이 모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실제 운항환경에서 효과와 비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NYT는 "비행운이 잘 생기는 대기층을 피해 항공기를 배치하는 방법을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되면 비행운에 따른 온난화를 최소한 크게 줄이거나 궁극적으로는 거의 없앨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