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활동 위축 지적에 '월 45시간 잔업제한' 푼다

입력 2026-08-20 18:16
수정 2026-08-21 01:41
일본 정부가 기업의 월 잔업시간을 ‘45시간 이내’에서 ‘100시간 미만’으로 늘린다. 현행 근로시간 규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일본 근로자는 월(4주 기준) 최장 260시간 근무가 가능해 한국(208시간)보다 25% 정도 더 일하게 됐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오는 9월부터 관련 행정지도를 바꾸기로 했다. 현재도 법적으로 노사 합의를 거쳐 월 100시간 미만까지 잔업이 가능하지만 후생노동성은 행정지도를 통해 월 45시간 내로 억제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행정지도 때문에 기업 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과 일본의 법정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으로 같지만 제도의 방점은 다르게 찍힌다. 일본은 연간 초과근무 총량을 한국보다 엄격히 관리하는 대신 업무가 몰리는 시기의 집중근무를 보다 유연하게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노사가 협정을 맺으면 월 45시간, 연 360시간까지 잔업할 수 있다.

특별조항까지 두면 휴일근무를 포함해 월 100시간 미만, 연 720시간까지 시간 외 노동이 가능하다. 2~6개월 평균 월 80시간 이내를 지켜야 하며 월 45시간을 초과할 수 있는 기간도 연 6개월로 제한된다.

반면 한국은 노사 합의로 주당 12시간까지 연장 근로를 허용해 52시간의 상한을 기업이 지키도록 하고 있다. 별도의 월간·연간 상한은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탄력·선택근로제를 통해 정산기간을 최장 3개월로 설정하고, 이 기간 내에서 근로시간 상한을 맞추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고용노동부 인가가 필요해 일본처럼 사전에 체결한 노사 협정만으로 근로시간을 바꿀 수 없다.

‘강한 일본’을 정책 기조로 내세우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노동 개혁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노사가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재량근로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최근 일정 소득 이상의 전문직을 근로시간 규제에서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노동계는 일률적인 잔업 감축 지도를 완화하면 장시간 노동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연합체 렌고 등은 근로자 건강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재량근로제 등 추가적인 노동 규제 개편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