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에 전기료 뛰자…필리핀, 옥상 태양광 열풍

입력 2026-08-20 18:14
수정 2026-08-21 01:38
필리핀에서 옥상 태양광 설비 설치 건수가 최근 6개월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가계 전기요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0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필리핀 태양광 업체 고솔라에서 태양광 설비 설치 문의가 최근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문의가 설치로 이어지는 비율인 ‘리드 전환율’은 올해 들어 20%에서 35%로 뛰었다. 필리핀 최대 민간 배전 업체인 메랄코 관계자는 “옥상 태양광 설비의 전력망 연계 작업이 중동 전쟁 발발 전에는 한 달에 약 20건이었는데 최근에는 하루에 20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높아진 전기요금 부담이 배경으로 꼽힌다. 필리핀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보다 비싼 편이다. 메랄코 전기요금은 지난 1월 킬로와트시(㎾h)당 12.9508페소(약 294원)에서 이달 14.7833페소로 약 14% 상승했다.

전기요금이 오르자 태양광 설비 설치비를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근 1년 동안 4년에서 3.1년으로 줄었다. 고솔라에 따르면 설치비는 킬로와트(㎾)당 4만페소(약 91만원)이며 배터리를 포함한 시스템은 6만~7만페소다. 가정용 설비의 평균 용량은 7㎾다.

최근 들어 정전이 자주 발생하자 배터리를 갖춘 태양광 시스템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조슈아 마티바그 고솔라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단순히 전기가 얼마나 비싸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기를 쓸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