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아닐까.”
요즘 주위에서 많이 듣는 질문이다. AI 활용이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려는 더 이상 막연한 불안이 아니다. 실제 글로벌 기업은 AI를 앞세워 조직과 업무 방식을 재편하고 있다. 메타는 8000명 감원을 발표했고, 아마존도 3만 명 안팎을 줄이며 혁신을 추진 중이다. AI는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터를 바꾸고 있다.
최근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AI 연구자 200여 명이 ‘지금 행동해야 한다(We Must Act Now)’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AI가 가져올 변화는 산업혁명보다 규모가 크면서도 훨씬 짧은 시간에 전개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일자리 소멸 위험에 대비해 안전장치와 제도적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의 ‘AI Index Report 2026’에 따르면, AI는 생산성을 높이고 경험이 적은 노동자의 업무 역량까지 끌어올린다. 1만2000여 개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 관련 직업훈련 투자를 1% 늘릴 때마다 노동 생산성이 5.9% 향상됐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직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기존 역량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전환하는 리스킬링(reskilling)과 숙련도를 높이는 업스킬링(upskilling)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이유다.
돌아보면 기술혁명은 언제나 기회와 위험이 함께했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과 방직기계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실업을 우려해 기계를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산업혁명은 철도·전기 등 새 산업을 낳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힌 이들이 시대전환을 주도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이끈 정보혁명도 마찬가지다. 일부 직업은 사라졌지만 개발자, 데이터분석가 같은 직업이 그 자리를 채웠다. AI 대전환 시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라지는 것은 직업 자체가 아니라 직무의 일부이며, 새로 생겨나는 직업이 더 많을 수 있다.
이제는 직업의 수명보다 기술의 수명이 더 짧아지는 시대다. 한 번 배운 지식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끝났다. 평생에 걸쳐 배우고 성장하는 직업능력개발이야말로 개인에게는 생존 전략이고 국가에는 성장 전략이다. 국가는 취업 준비생에게는 미래 직무 역량을, 재직자에게는 디지털 전환 대응력을, 이·전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직무역량을 제공해야 한다. AI 대전환(AX)을 맞이해 국민의 생애에 걸친 직업능력개발 체계를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AI 기반의 ‘스마트 HRD(인적자원개발)’체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단은 전국에 ‘AI훈련확산센터’와 ‘AI특화 공동훈련센터’를 구축해 중소기업들이 AX 프로그램과 AI 특화 훈련과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고 있다.
AI 시대의 미래는 AI 기술이 결정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끊임없이 역량을 키우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미래를 결정한다. 대한민국의 AI 경쟁력 역시 첨단기술 수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많이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에 대한 투자, 곧 직업능력개발에 대한 투자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