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백억원의 재정 지원금을 투입해 유지해 온 경남 창원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개편된다. 준공영제 시행 5년 만에 재정 부담은 줄이고 노사 갈등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을 전면 손질한다.
경남 창원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협약기간(5년)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 19일 창원시내버스협의회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갱신 협약을 체결하고, 동시에 ‘준공영제 2.0’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준공영제 2.0은 시내버스 운영 합리화, 시민 이동권 보호, 서비스 혁신이라는 세가지 축을 핵심으로 설계했다. 운영 합리화 측면에서 저수익 노선 일부를 마을버스나 수요응답형(DRT) 버스로 전환하고 버스 광고 사업 확대, 연비 절감 유도, 탄소배출권 매각, 전기버스 충전시설 직영화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연간 100억원 수준의 예산 절감을 목표로 한다.
준공영제 협의 대상인 9개 운수사 135개 노선, 버스 689대 가운데 약 7%인 50대를 마을버스나 수요응답형(DRT) 버스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시민이 체감하는 버스 서비스 향상을 위해 버스 운행기록(DTG)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버스 기사 개별 평가체계를 도입하고 우수 기사를 발굴할 방침이다.
창원시는 협약기간도 당초 5년 주기에서 2년+3년 주기로 조정했다. 준공영제 2.0 추진 실태를 점검해가면서 협약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창원시내버스협의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준공영제 협약 갱신에 뜻을 모으는 한편 시와 함께 무분규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시는 국비 지원 사업 확대와 필수 공익사업 재지정 등 대정부 건의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담을 완화하고, 불가피한 파업 시에도 최소한의 이동권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모든 노선의 수입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운행실적에 따른 적자분을 지원하는 대신 시가 노선조정권을 운영하는 제도다. 과거 창원시에는 적자를 지원하는 노선(55%)과 시가 관여하지 않는 비지원노선(45%)으로 이원화돼 있어 과속, 난폭운전 및 수입금 경쟁 등의 부작용이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준공영제 도입을 검토했으며, 운수사와의 소송 등 진통 끝에 2021년 9월부터 본격 시행했다.
그러나 시내버스 종사자 처우 개선에 따른 임금 상승으로 재정지원금 규모는 2021년 653억원에서 2025년 937억원으로 284억원(43.4%)이나 증가했다. 또 매년 임금협상 시기마다 반복되는 파업 위기로 시민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23년 하루 전면 파업과 노선 개편에 반발한 준법운행 강행, 그리고 갱신 1년을 앞두고 발생한 2025년의 6일간 파업은 시가 준공영제 폐지와 제도 개선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준공영제 폐지론까지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 노사정 상생과 책임 분담이라는 토대 아래 준공영제 2.0 갱신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