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본 경남 거제·통영 지역에 식품·유통업계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라면과 생수부터 침구류, 세면도구까지 이재민에게 당장 필요한 물품을 전국 물류망을 통해 긴급 수송하고, 피해 농가와 소상공인의 판로 지원에도 나섰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거제시에 ‘긴급구호 쿠팡희망박스’ 200세트를 전달했다. 학교와 사회복지관, 마을회관 등 임시거주시설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 200여 명에게 전달됐다. 희망박스에는 이불과 베개, 수건, 양말, 치약·칫솔 등과 함께 임시 대피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접이식 매트리스까지 총 10종의 생활필수품이 담겼다. 세종 풀필먼트센터에 비축해둔 물품을 곧바로 출고해 수해 현장으로 보냈다.
식품업체들은 당장 먹고 마실 수 있는 제품을 보냈다. 농심은 거제 등 경남 피해 지역의 이재민과 복구 인력을 위해 라면과 백산수 등으로 구성한 ‘이머전시 푸드팩’ 1200세트를 지원했다. 농심은 2020년부터 재해·재난 발생 시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지원하는 푸드팩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도 전국 물류망을 구호망으로 활용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진주 물류센터에서 컵라면과 초코바, 이온음료 등 약 1000명분의 식음료를 거제시로 긴급 수송했다. 이마트24는 통영 지역에 생수와 음료, 간식 등 구호물품 5000여 개를 전달했다. 약 1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침수 피해를 본 가맹점에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 기기와 냉장고 등 영업에 필요한 장비를 우선 지원하고, 7일 이상 영업이 중단된 점포에는 상생지원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거제·통영 지역 고객에게 생필품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해당 지역에서 무신사와 29CM 등을 이용해 상품을 주문하면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양말과 미니 선풍기, 세정티슈, 타월 등을 함께 배송한다. 취약계층에는 2500만원 상당의 의류를 별도로 전달한다.
현금 지원을 넘어 수해 이후의 생계 회복을 돕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G마켓은 경남지역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억원을 기부한다. 오는 31일 시작하는 추석 행사 ‘한가위 빅세일’에서는 폭우로 상품성이 떨어진 과일과 채소 등을 할인 판매해 피해 농가의 판로를 지원한다. 거제·통영 지역 소상공인 상품의 노출을 늘리는 ‘상생 특별전’도 마련한다.
KT&G는 거제·통영 지역의 복구와 수재민 지원을 위해 성금 3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성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피해지역 복구사업과 이재민 긴급 구호·생계비 지원 등에 사용된다. 재원은 임직원이 매월 급여 일부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더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의 사회공헌기금 ‘상상펀드’에서 마련됐다. KT&G 관계자는 “피해 지역의 조속한 정상화와 수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거제·통영은 큰 피해를 입었다. 거제에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638.7㎜의 비가 내렸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하루 강수량이다. 지난 15~18일 누적 강수량은 18일 오전 6시 기준 956.1㎜에 달했다.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주택과 상가, 도로가 침수되면서 250가구 460명이 대피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난 발생 직후에는 생수나 식품, 침구류처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얼마나 신속하게 현장에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유통업체들이 보유한 전국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피해 지역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