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0일 13: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과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북 전주에 새 사무소를 마련한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선정 때 전주 거점을 둔 운용사에 가점을 주기 시작하면서 대체투자에 이어 주식·채권 운용사까지 가세한 ‘전주행’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기금운용본부 인근 사무공간과 전주에 상주할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가점 1점에 전주행 가속화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이다스에셋은 전주시 덕진구 오공로 연금빌딩 3층에 전주사무소를 마련하기 위한 내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도 인근 이서빌딩 2층을 확보해 사무실 공사에 들어갔다. 두 운용사가 전주에 별도 업무 거점을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다스에셋은 1999년 설립된 독립계 운용사로 국내 주식 운용에서 오랜 업력을 쌓아왔다. 국민연금의 채권형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데 이어 2022년에는 국내주식 장기성장형 위탁운용사로 뽑히는 등 국민연금 자금을 꾸준히 운용해왔다. 그동안 대체투자 운용사를 중심으로 이어진 전주행이 국내 주식 운용사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현대해상 계열인 현대인베스트먼트는 주식·채권뿐 아니라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사업을 함께 하는 종합자산운용사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출자사업에도 잇달아 참여하고 있다. 올해 국민연금이 추진한 6000억원 규모 국내 부동산 오퍼튜니스틱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코람코자산신탁·캐피탈랜드투자운용과 함께 최종 후보 4곳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연금과 손잡은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도 잇달아 전주에 정식 둥지를 튼다. 퍼시픽자산운용은 오는 31일 월방빌딩 3층에서 전주사무소 개소식을 연다. 캡스톤자산운용은 다음달 16일 이서빌딩 5층에서 개소식을 갖는다. 퍼시픽은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밸류애드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고, 캡스톤은 국민연금이 7500억원을 출자한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 운용사로 뽑혔다. 이미 전주에 자리 잡은 페블스톤자산운용까지 포함하면 최근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의 전주 거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운용사들의 전주행이 빨라진 배경에는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선정제도 변화가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국내주식과 국내채권 위탁운용사 평가에 ‘기금운용본부 소재지 거점’ 항목을 신설해 전주에 업무 거점을 둔 운용사에 가점 1점을 주기 시작했다. 이후 국내 인프라와 사모투자(PEF)로 전주 거점 가점을 잇달아 확대했다. 국민연금 위탁자금을 놓고 운용사 간 점수 경쟁이 치열한 만큼 1점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사무실 이어 상주인력도 ‘품귀’전주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제는 ‘자리 구하기’가 문제로 떠올랐다. 기금운용본부와 가까운 오공로 일대 월방빌딩·금융안심빌딩·연금빌딩·이서빌딩·중앙빌딩·전북테크비즈센터 등 6개 건물에만 국내외 금융회사 21곳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핵심 지역의 빈 사무실이 빠르게 줄면서 일부 금융회사는 기금운용본부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까지 사무실 물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무실 못지않은 고민은 상주 인력 확보다. 이들 21개 금융회사 가운데 현재 전주에 상주 인력을 두고 있거나 배치를 확정한 곳은 7곳에 그쳤다. 별도 상주 인력이 없는 곳은 11곳으로 오히려 더 많았고 3곳은 배치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트러스톤자산운용 등 여러 운용사도 최근 전주 근무 인력을 구하기 위한 채용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본사의 투자·기관영업 인력을 전주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데다 현지에서 관련 경력을 갖춘 금융 전문인력을 찾기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 운용사는 우선 사무실을 확보한 뒤 서울 본사 직원이 전주를 오가는 방식으로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가까운 사무실을 확보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실제 상주할 투자·기관영업 인력을 구하는 것은 더 어렵다”며 “전주사무소를 내려는 운용사가 빠르게 늘면서 공간과 인력 확보가 동시에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