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넘치기엔 큰 그릇[돈 되는 해외 주식]

입력 2026-08-29 18:06
7월 27일 상장 이후 CXMT는 4조위안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유지하며 시장점유율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보이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현재의 시장점유율(7%)보다 중국의 방대한 내수시장을 토대로 메모리 자립에 성공할 경우 확보할 수 있는 중장기 성장성과 전략적 가치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2027년까지 CXMT 증산이 전 세계 DRAM 시장을 공급과잉으로 전환시킬 가능성은 낮다. 2026년 CXMT의 웨이퍼 생산 규모는 마이크론의 98%까지 확대되지만 비트 생산량은 약 27%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CXMT의 전 세계 DRAM 비트 생산 점유율도 2025년 5.7%에서 2026년 6.7%, 2027년 6.8%로 상승하는 데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CXMT 공급을 포함한 DRAM Sufficiency Ratio는 2026년 -9.4%, 2027년 -5.6%로 예상돼 공급 부족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CXMT는 DRAM 공급 부족을 일부 완화할 수 있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을 유발할 정도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중국 안에서는 CXMT 증산분을 흡수할 수 있는 메모리 신규 수요도 충분하다. CXMT 신규 공급이 중국 내수에 우선 배정된다고 가정하면 서버·PC·스마트폰·태블릿의 DRAM 순증 수요는 2026년 CXMT 증산분의 1.8~2.4배, 2027년에는 2.7~3.5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CXMT의 신규 공급이 둔화되는 2027년에도 서버 중심 수요가 이어지면서 내수 흡수 여력은 오히려 커진다. CXMT는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제품 믹스를 개선하며 공급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CXMT의 서버 매출 비중은 2022년 2.4%에서 2025년 25.8%까지 상승했고 DDR 시리즈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17.8%에서 31.6%로 확대됐다. 과거 모바일 중심의 범용 제품에서 서버·PC 등으로 응용처가 확대되면서 제품 믹스도 고도화되고 있다.

충분한 중국 내수와 전 세계 DRAM 공급 부족은 CXMT의 가격 협상력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CXMT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간 장기계약은 중장기 판매 가시성을 높이고 있으며 HP·에이서 등 글로벌 고객으로 공급처를 확장하고 있다. 화웨이의 가격 인하 요구를 거부하고 일부 제품에 대해 주요 업체와 가격 격차를 축소한다는 점에서 과거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 할인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기업의 메모리 자립 과정에서 선행 수혜가 기대되는 장비 업체에 선호 의견을 제시한다. 중국 메모리 자립의 수혜는 국산 장비로 일률적으로 집중되기보다 공정별 국산 대체 가능성과 기술 격차에 따라 차별화될 전망이다. CXMT를 비롯한 중국 메모리 업체의 CAPEX 확대가 생산능력 증가보다 먼저 나타나는 가운데 식각(NAURA Technology, AMEC), 세정(ACM Research, NAURA Technology), 증착(NAURA Technology, Piotech, AMEC), CMP(Hwatsing Technology) 등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중국 장비 업체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노광·계측 및 검사·이온주입처럼 국산화율이 낮고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공정에서는 외산 장비 수요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박유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