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사기'...4대 은행 금융사고 10년간 5500억원

입력 2026-08-22 10:03
수정 2026-08-22 10:04

최근 10년간 국내 4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이 5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사고 금액의 절반 이상을 사기 사고가 차지한 가운데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281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금액은 총 5495억2800만원에 달했다.

4대 은행은 올해 들어 7월까지 3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특히 지난해 사고 건수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2020년 20건, 2021년 17건, 2022년 22건, 2023년 15건, 2024년 34건, 지난해 8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금액 역시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2020년 55억800만원, 2021년 52억9200만원이었던 사고 금액은 2022년 895억1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3년에는 46억6800만원으로 감소했지만, 2024년 1211억6900만원, 지난해 2319억200만원으로 다시 급증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누적 사고 금액이 2843억500만원(70건)으로 가장 컸다. 특히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사고 등으로 작년 금액만 1155억9400만원에 달했다. 현지 채용 직원의 대출 서류 부정 취급으로 약 17억원, 현지 광물 수출기업의 허위 신용장 제출로 약 1078억원의 피해가 각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KB국민은행이 1422억500만원(73건), 하나은행이 822억3700만원(77건), 신한은행이 407억8100만원(61건) 순이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사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기로 인한 사고는 149건, 금액으로는 3036억700만원으로 전체 사고 금액의 절반을 웃돌았다. 대출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제출하거나 담보 가치를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은행이 사기 피해를 입은 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어 업무상 배임이 30건, 1554억15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횡령·유용은 90건, 900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도난·피탈 사고는 12건, 4억3000만원이었다.

실제 사례에서도 은행 내부통제의 허점이 확인됐다. A은행 직원은 본인과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실제 현금을 입금하지 않고 전산상으로만 입금 처리하는 이른바 ‘무자원 현금 입금’ 거래를 하거나 시재금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37억4900만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B은행 직원은 지인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하면서 신용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하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대출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상 배임 규모는 23억800만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외부인 개입 대규모 사기 대출도 잇따르고 있다. 4대 은행은 지난 12일 외부인 사기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약 490억원으로, 부동산 시행사와 허위 분양자 등이 대출금을 편취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국민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시중은행에서 횡령과 배임, 사기가 반복되는 것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금융당국은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지 말고 사고 발생 은행과 임직원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강화와 재발 방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