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 시간도 없지만 살이 찔까 봐 걱정돼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침을 먹지 않으면 이후 식사에서 고칼로리 음식을 찾거나 폭식하기 쉬워진다고 경고했다. 우창윤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2030을 향해 아침을 거창하게 차리기보다 단백질과 과일 등 몇 가지 식품만 간단하게 챙기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씨스퀘어에서 열린 '제스프리 웰니스 토크 콘서트'에서 20~30대의 식습관 중 문제점을 설명하며 "절반 정도가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우 전문의가 "아침을 먹고 온 분이 있냐"는 질문을 건네자 몇몇만 손을 들었다. 이에 우 전문의는 "데이터보다 좋지 않다"며 "아침을 왜 안 드시냐고 물어보면 바빠서도 있지만, 살찔까 봐 안 먹는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 전문의가 아침 식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식사 패턴 때문이었다. 아침이나 점심을 빈약하게 먹으면 저녁에 고칼로리 음식을 폭식하게 된다는 것. 우 전문의는 "굶으면 굶을수록 고칼로리 식품을 먹게 된다"며 "아침을 먹었을 때 오히려 보상심리도 사라지고, 건강한 식품을 먹게 된다. 혈당 변동 폭이 완만해져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침 결식과 건강 지표의 연관성이 보고됐다. 2023년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연구 대상의 56.8%가 주 4회 이상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매일 아침을 먹는 그룹보다 높았으며, 연구진은 아침 결식 빈도가 높은 학생에서 대사증후군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아침 거창하게 차릴 필요 없어"…단백질·과일부터
우 전문의는 식단을 새로 짜기보다 현재 식습관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더하는 것을 추천했다. 우 전문의는 "건강한 식사를 해야 한다고 하면 원재료를 사서 하나하나 손질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것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며 원물 형태의 과일을 간편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특히 아침 식사로 단백질과 골드키위, 견과류를 함께 먹는 방법을 추천했다. 그는 "천연 위고비를 소개할 때 하나 빠진 게 있었다. 과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라며 "아침에 정말 바쁘더라도 단백질과 골드키위 하나, 무기질 섭취를 위해 견과류 한 줌 정도를 먹으면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가당 플레인 그릭요거트에 골드키위를 곁들이는 방법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키위는 영양소 밀도가 높은 과일로 소개됐다. 영양소 밀도란 음식의 칼로리 대비 얼마나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우 전문의는 "비어 있는 칼로리를 먹지 말고 영양으로 가득 차 있는 원물을 먹어야 한다"며 키위의 비타민과 식이섬유, 무기질 등을 강조했다. 100㎉를 기준으로 다양한 영양소를 얼마나 포함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에서 골드키위는 26.7, 그린키위는 19.5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과 3.6, 바나나 4.2, 토마토 14.9보다 높은 수치다.
골드키위와 그린키위는 각각 강점도 다르다. 골드키위는 비타민C 함량이 높고 비타민E, 엽산, 칼륨 등을 함유하고 있다. 그린키위는 식이섬유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린키위 한 개에는 약 3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두 개를 먹으면 약 6g을 섭취할 수 있다고 우 전문의는 설명했다.배달음식도 끊을 필요 없다?…"부족한 것 더하세요"
우 전문의는 배달음식을 완전히 끊는 대신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와 무기질 등을 과일 등 원물로 보충하는 방법을 권했다. 그는 "4명 중 1명은 하루 한 끼 이상 배달음식을 먹는다"며 "저도 배달을 끊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을 완전히 끊기보다는 배달음식에서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와 무기질 등을 과일 한두 가지로 의식적으로 보충하는 방법을 권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완벽한 식단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식습관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는 것이라고 우 전문의는 짚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원물을 먹자"며 "시작은 빼는 게 아니라 더하는 것부터"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