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직무유기' 조태용 항소심 징역 2년 6개월…1심보다 1년 늘어

입력 2026-08-19 13:50
수정 2026-08-19 13:59


'계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선고 1심에서 무죄로 인정된 혐의 일부가 뒤집히면서 징역 기간이 1년 늘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19일 직무유기,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 위증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원장에게 징역 2년6개월과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내란특검팀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공모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경호처 비화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 등을 삭제한 증거인멸 혐의가 1심과 달리 2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증거인멸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 인정된다. 1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해 기록을 삭제했으므로 무죄라고 판단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또, 홍 전 차장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의 '이재명·한동훈 등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보고받고도 국회에서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혐의도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 보고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인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지시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는 2심에서도 무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보고받은 즉시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 전 원장이 계엄 직후 각종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지시가 없었다"는 허위 내용을 공표한 것도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인정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비상계엄 선포문을 보고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했음에도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한 것도 원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조 전 원장이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을 수령했음에도 이를 받지 않았다고 국회에서 진술하는 등 허위공문서 작성 및 위증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2심 재판부는 해당 문건이 계엄 관련 지시사항이 기재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1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하며 "조 전 원장은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국정원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할 뿐 아니라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배신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