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을 향해 “자기 살길 찾기에 바쁘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의 강경 노선을 우려한 3선 의원들이 정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모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 대표 흔들기라고 직격한 것이다.
홍 전 시장은 19일 페이스북에 “못난이 3선들이 모여서 장동혁으로는 총선과 대선을 못 치르니 정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모이자고 결의했다고 한다”며 “곧 4선 이상들도 그렇게 한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1.5선 당 대표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홍 전 시장은 당내 일부 의원들이 장 대표의 정치적 중량감을 문제 삼는 듯한 분위기도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이미 영선 당 대표 밑에서 살기 위해 아부한 일도 있었고, 제명된 0.5선 한동훈 밑에서 아부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은 낙선이 두려워 최고위원조차 출마 못하는 사람들이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은 당 대표를 무시하고 흔들고 있다”며 “한물간 족벌언론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홍 전 시장은 “고작 국회의원들 투표에 의해 선출된 원내대표가 무슨 당을 대표할 정당성이 있다고 설치는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이어 “위기 때마다 뭉치지 못하고 자기 살길 찾기에 바쁜 그들이 참 가련하고 불쌍하다”며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국회의원직을 연명하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3선 의원들은 지난 17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기존 일정이 있었던 김정재 의원을 제외한 13명이 참석했고, 회동은 약 3시간 동안 이어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장 대표 등 지도부가 잠실 올림픽공원 집회 참석 등 강성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는 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노선으로는 내후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장 대표 거취 문제는 직접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0일에는 4선 이상 의원들도 모일 예정이다. 이들 상당수는 최근 당 윤리위원회가 진행 중인 장 대표의 이른바 ‘징계 정치’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장 결의문 등 공식 입장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당권파는 중진들의 움직임을 불편하게 보는 분위기다. 여권과 맞서야 할 시점에 당대표 흔들기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가 그 중심에 있는 것 아니냐는 반감도 감지된다.
손수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여의도는 정말 외딴 섬”이라며 중진들을 비판했다. 그는 “국민과 멀어지고 여의도에만 갇힌 지 어언 10여 년, 스스로 벗어날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 섬의 괴물이 된다”고 했다.
이어 “올공 회동 먼저 하셔라”며 “지금 원내대표 힘 실어주자는 목적의 모임이 이보다 더 중한가. 그것도 하필 수해의 상처 속 그런 줄서기 모임을 했어야만 했나”라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