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N%' 성과급을 규정한 노사 협약 자체가 무효라면서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양사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 진행된 고발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30쪽에 이르는 법리의견서를 제출했다.
주주운동본부는 19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협약이 '원천무효'라고 재차 주장했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이날 양사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의 고발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30쪽짜리 법리의견서도 제출한다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의 세전 영업이익 10.5% 적산 특별경영성과급 협약, SK하이닉스 노사의 세전 영업이익 10% 적산 성과급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이 단체는 대법원이 지난 1월 선고한 판결을 근거로 회사 손익에 연동된 성과급을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익처분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주총 결의 없이 체결된 이들 회사 노사 간 성과급 협약은 무효라는 논리다.
주주운동본부는 SK하이닉스가 현재 진행하는 성과급 관련 논의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연 지급분 집행, 지급방식 변경, 2026년도 성과급 재원 등에 관한 협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 이 단체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고려할 경우 관련 재원이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면서 성과배분안을 주주총회에 부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주주환원도 요구했다. 삼성전자엔 170조원 이상, SK하이닉스엔 100조원 이상을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소각 형태로 주주환원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들 회사 이사 전원을 상대로 형사 고발을 확대하는 등 법적 절차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지난해 개정된 상법상 '총주주 충실의무'를 근거로 들고 있다. 개정 상법은 이사가 회사·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규정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를 토대로 성과급, 대규모 반도체 투자, 자사주·배당 정책에도 주주 이익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는 "성과 보상은 주주총회의 승인 아래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우리가 막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주인의 동의 없는 처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170조원, SK하이닉스 100조원의 환원은 요구의 시작점"이라며 "응답하지 않는 이사회는 전원이 법정에서 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