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따라가는 쿠팡, 'AI 팩토리' 만든다

입력 2026-08-19 17:56
수정 2026-08-19 18:37
쿠팡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직접 설계·운영하는 ‘AI 팩토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자체 AI 컴퓨팅 수요를 기반으로 전력·냉각·그래픽처리장치(GPU)까지 직접 통제하는 AI 인프라 사업자로 영역을 넓혀 나가는 구상이다. 아마존 모델을 차용하는 쿠팡이 이번엔 아마존웹서비스(AWS)식 성장 경로를 밟고 있다는 평가다. ◇임차에서 자체 AI팩토리로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AI 데이터센터 설계와 인프라 조달을 맡을 전문·임원급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부터 전력·냉각, 네트워크 등의 분야다.

하이퍼스케일급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데이터홀(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모아놓는 공간)당 50메가와트(MW) 이상의 IT 부하와 랙당 100킬로와트(kW)가 넘는 고밀도 GPU 서버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가 통상 복수의 데이터홀로 구성돼 전체 전력 규모는 수백 메가와트(MW)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서울 양재와 마곡 등에서 데이터센터를 임차해 AI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서버와 GPU를 설치한다. 초기 투자 부담은 작지만 최신 GPU일수록 전력 소비와 발열이 커 필요한 상면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쿠팡이 자체 데이터센터 확보를 서두르는 계기가 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쿠팡은 지난해 1조4600억원 규모의 GPU 확보·구축·운영의 정부 사업에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올해 2조800억원 사업에도 재도전했지만 또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선 외부 데이터센터 의존과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실적 부족 등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에선 전용 데이터센터나 대규모 상면 확보를 위한 준비로 본다. 클라우드업계 관계자는 “50MW 이상이면 기존 데이터센터 빈 곳에 서버를 넣는 방식으로 대응할 규모가 아니다”며 “전력과 냉각까지 맞춰야 해 시설 설계 단계부터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아마존 모델’
쿠팡의 행보는 ‘아마존식 사업 확장’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아마존이 물류망과 아마존프라임으로 쇼핑 시장을 장악했듯이 쿠팡도 직매입·로켓배송에 투자한 뒤 쿠팡플레이를 도입했다. 그 공식이 AI 인프라로 이어진 것이다. AWS는 전자상거래용 컴퓨팅 인프라를 외부에 빌려주며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로 성장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앵커 수요’가 있다. 수요 예측과 재고 배치, 배송 경로 최적화 등에 대규모 AI 연산이 필요해 기본 가동률을 채울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를 통해 외부 기업과 연구기관에 GPU 자원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도 지난 3월 미국 리플렉션AI와 손잡고 25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AI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며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 확보가 유통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정훈/고은이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