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사 예금보험료 3배 인상…은행·증권사는 50% 이상 올라

입력 2026-08-19 17:35
수정 2026-08-19 22:15
예금보험공사가 18년 만에 금융 업권별로 부과하는 예금보험료를 일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예금자보호 한도가 두 배로 오른 데다 파산 금융회사가 늘어난 만큼 예보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예보 측 설명이다. 하지만 예보료가 한꺼번에 3배 안팎으로 오르는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 이익 감소 불가피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금융당국 및 금융업계와 예보료 조정을 논의한 뒤 지난달 업권별 협회에 예보료 인상안을 전달했다. 연구용역을 거친 인상안에 따르면 은행 예보료율은 0.08%에서 0.13%로, 금융투자회사 요율은 0.15%에서 0.22%로 올라간다.

인상 폭이 가장 큰 곳은 보험업계다. 인상안에 따르면 생보사 예보료율은 0.15%에서 0.4%로, 손보사 요율은 0.15%에서 0.5%로 오른다. 이 인상안이 관철되면 생보와 손보는 각각 2.7배, 손보는 3.3배 수준의 예보료를 내야 한다.

예보는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오른 만큼 예보료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2009년에 은행과 보험사 예보료를 조정한 뒤 저축은행과 예별손보(옛 MG손보) 등 파산 금융회사가 증가한 만큼 금융회사 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예보는 금융권에서 예보료를 받아 기금을 적립했다가 부실이 발생하면 예금자 보호에 사용한다. 보험사가 파산하면 예보가 해당 보험사 가입자가 받을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을 대신 지급한다.

예보료가 가장 많이 오르는 보험업계는 인상 폭이 과도하다고 맞서고 있다. 예별손보를 제외하면 최근 보험사가 부실화해 정리된 사례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보다 높은 수준의 예보료를 부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보가 제시한 방안대로라면 보험사가 미래에 거둘 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이 큰 폭으로 줄어들 공산이 크다. 지난해 손보업계는 2504억원, 생보업계는 2819억원의 예보료를 각각 냈다. 인상안을 단순 적용할 경우 현행 대비 CSM 감소 규모가 3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예보료 인상하면 보험료 오를 것”예보는 은행과 같은 예보료 산출 모형을 보험업계에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과 달리 새 회계기준(IFRS17)을 따르는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변동성이 크다. 그럼에도 보험사의 부채 가치를 은행처럼 고정된 형태로 계산해 보험사의 부도율을 과도하게 계산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부채는 금리 충격에 자산과 부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보험사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보업계는 매각 단계인 예별손보 처리 과정에서 투입된 예보 기금을 업계 전체의 예보료율 인상에 반영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생보업계에서도 자본 규모가 큰 업계 특성상 인상 필요성에 비해 예보료 부담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보료가 오르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보는 초안인 만큼 예보료율을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제시된 예보료는 최종안이 아니다”며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논의해 합리적 수준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