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통과된 법을 아십니까

입력 2026-08-29 15:18
수정 2026-08-29 15:19
[법으로 읽는 세상]

의뢰인과 회사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여러 방안을 논의하던 중 특정 영업에 대해서는 정부에 수수료율을 신고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상한까지 정해져 있어 우리가 원하는 수수료율 체계를 도입하려면 실질적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적이 있다.

해당 업종은 민생과 밀접한 분야여서 정부가 수수료율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일응 수긍할 수 있는 조항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법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 경험이었다.

흔히 ‘법률’이라 부르는 것은 그 하위 규범인 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등을 아우른다. 법률의 제정 권한은 국회와 정부에 있고 시행령 이하의 규범은 정부 소관 부처에 그 제정 권한이 있다.

정부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근거가 필요한데 그 근거가 바로 법률이다. 따라서 법률이 제정되고 개정된다는 것은 정부의 향후 행동 방향을 결정짓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법률의 제·개정에는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입법 현황은 놀라울 만큼 활발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4년간 2만5828건의 법률안이 제출되었고 이 중 2599건이 국회를 통과했다. 매일 약 7건의 법이 제정되거나 개정된 셈이다. 최근만 보아도 지난 7월 23일 23건의 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했고 30일에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법률로 제정된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흔히 법을 위반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처벌의 의미로 법률 제정을 떠올린다. 그러나 법은 그 내용을 테두리 안에 담아 제도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미도 동시에 가진다.

규제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 대상은 그 안에서 보호를 받기도 하고 이를 벗어나면 처벌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뉴스에서 종종 “O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 O건의 법률안이 통과됐다”는 기사를 접한다.

통과된 법률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뉴스에서 그 내용을 하나하나 다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많은 법률 모두가 우리를 구속하는 동시에 우리를 보호한다. 알아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입법이 남발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많은 법률이 통과된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라 할 수는 없다. 법은 시대와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하므로 오히려 우리 법률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률이 국민을 보호하고 구속하는 하나의 작동 체계인 만큼 오늘은 또 어떤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지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국고은 법무법인 YK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