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청년층의 지방공무원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NHK 보도에 따르면 와카야마현 남부 구시모토정은 일반행정직 공무원 지원자 감소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지역은 매년 2~5명가량을 채용해왔는데, 2019년 61명이던 지원자는 해마다 줄어 2024년 8명까지 감소했다.
인근 나치카쓰우라정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9년 정기채용시험에는 138명이 지원했지만, 2024년에는 지원자가 9명으로 줄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방공무원 지원자 감소는 일부 소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도 지방공무원 경쟁시험 경쟁률은 약 4.1 대 1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배경에는 달라진 일본 고용시장이 있다.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2026년 3월 졸업한 일본 대학생의 취업률은 98.0%로 집계됐다.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높은 취업률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민간기업의 채용 의지도 강하다. 일본 신용조사업체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지난 2월 전국 기업 2만356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의 60.3%는 "올해 정규직을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청년층 입장에서는 굳이 별도의 시험을 준비해 지방공무원에 지원할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이나쓰구 히로아키 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술원 교수는 "지방 공무원은 민간기업보다 급여가 낮고, 일반교양시험 등을 따로 준비해야 해 많은 젊은이가 기피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고용 불안이 클수록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선호됐지만, 지금은 민간기업에서도 일자리를 찾기 쉬워져 안정성만으로 젊은 인재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인력난이 행정서비스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원자가 줄면 필요한 인원을 제때 채우기 어려워지고, 기존 직원의 업무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실제 일본 총무성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4년도 지방공무원 가운데 정신건강 문제로 1개월 이상 병가나 휴직을 사용한 인원은 4만8971명으로, 전체 직원의 1.5% 수준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채용 문턱을 낮추며 대응에 나섰다. 구시모토정은 올해부터 정기채용시험을 기존 연 1회에서 6월과 9월 두 차례로 늘렸다. 지원 연령 상한도 기존보다 10세 높여 만 45세로 조정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일반행정직 지원자가 45명으로 늘었고, 예정한 인원을 채용할 수 있었다.
일본 지자체의 채용 방식 변화는 청년층 중심의 공무원 선발 구조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민간기업과 인재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지방 행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연령과 시험 방식의 문턱을 낮추는 것을 넘어 처우를 개선하고 업무 부담을 완화하며 지역 근무의 매력을 높이는 전략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