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새 대표로 맞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입법 ‘속도전’에 나선다. 20일 본회의에 부의된 ‘용산공원조성 특별법 개정안’(용산공원특별법)을 시작으로 공급대책 관련 후속 입법을 줄줄이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야권이 정부의 용산공원 기반 주택 공급 구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김 대표의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산 주택 개발’ 물꼬 트나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본회의에 오를 법안은 용산공원특별법을 포함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공공주택 특별법,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학교용지법) 등이다. 대부분 지난해 발표한 9·7 공급대책 후속 법안이다. 도정법은 공공정비사업의 용적률을 일시적으로 1.3배 완화하고,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과 학교용지법은 각각 공공택지 공급 속도를 높이고, 미사용 학교 용지 활용의 개발 포문을 열어주는 개정안이다.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은 용산공원의 주택 공급과 연관성이 옅다고 알려져 있다. 해방 이후 미군기지로 사용되던 용산 부지를 시민 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움직임은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제정된 해당 특별법으로 현실화했다. 제정 당시부터 공원 외의 용도 변경은 허용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정부 구상대로 주택을 지으려면 별도의 추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개정안의 일부 내용은 정쟁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일안으로 추진돼야 하는 용산공원 조성에 대해 ‘필요한 경우 지구 일부에 대한 별도 조성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조문(제14조), 복합시설조성지구의 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조문(제25조 2) 등을 넣어 정부 구상대로 계획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 내 조문이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공원 내 청년·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 공급 계획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서울시 주택 공급 부족과 관련해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불을 댕기며 이런 우려는 확산했다. ◇吳 “서울 녹지 부족” 반발서울시와 국민의힘은 정부의 용산 개발 구상 자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해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추진돼선 안 된다”며 “추가 공급을 위해 미래세대 몫의 녹지를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녹지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시민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보생활권 공원 면적은 1인당 5.7㎡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지역구가 용산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 시장을 만나 “무작정 용산공원을 해체하고 아파트를 때려 넣겠다는 생각은 군사정부에서도 안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선 20일 김 장관과 오 시장의 만남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가 크지만, 현재까지 양측은 협의를 강조하고 있다. 본회의 전날인 19일 여당과 국토부의 당정 협의도 변수로 꼽힌다. 용산공원특별법 역시 이날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시선도 있다. 여당 관계자는 “추후 정부 구상과 관련한 법을 추진하게 된다면 부담이 없도록 김 대표와 원내지도부가 법안 처리를 매끄럽게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강영연/이에스더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