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파워 SMR 뒤엔 최태원·정기선 회장 있었다

입력 2026-08-18 17:56
수정 2026-08-19 00:17
테라파워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가 본격화하면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쌓은 협력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SK그룹과 테라파워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관계를 넘어 SMR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일찌감치 테라파워의 가능성에 주목해 게이츠 의장과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기자와 만나 “SK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사업 확장을 함께 추진하는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총 2억5000만달러를 테라파워에 투자해 게이츠 의장에 이어 2대주주가 됐다.

그는 “게이츠 의장과 최 회장이 협력하면서 얻는 전략적 통찰력은 매우 크다”며 “원전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공급·사업 수행 플랫폼과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춘 팀은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이츠 의장은 최근 1년 사이 두 차례 한국을 찾아 최 회장과 만났다. 최 회장은 14일 방한한 게이츠 의장을 선혜원으로 초대했다. 르베크 CEO는 “평소에는 SK 본사에서 회의하지만, 이번엔 최 회장이 아름다운 선혜원에 초청해줘 특별했다”며 “SK의 역사와 자신이 어린 시절 그곳에서 보낸 시간에 관해 설명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HD현대도 제조 분야에서 테라파워의 핵심 파트너로 떠올랐다. SMR은 정기선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진두지휘한 핵심 미래 사업이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6억5000만달러 규모 증자에도 참여했다.

르베크 CEO는 “나트륨 SMR은 선박 건조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며 “정 회장과 게이츠 의장은 4년 넘게 이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 회장이 조선소에서 1년에 선박 100척을 건조하는 역량을 설명하며 테라파워의 생산 확대를 HD현대에 맡겨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의 협력은 제조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HD현대는 지난해 12월 테라파워에서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해 제작에 들어갔다. 이 용기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시에 건설 중인 345㎿ 규모 소듐냉각고속로(SFR)에 장착될 예정이다.

신정은/강해령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