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일색이던 음료 시장에서 차(茶)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상반기 주요 백화점과 편의점, 카페 등에서 차 관련 매출이 크게 뛰었다. 말차·우롱차·밀크티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중장년층의 전통 음료에서 젊은 소비자의 취향 음료로 변신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서 차 매출 20%대 성장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월 백화점 3사의 차 관련 매출은 전년보다 20% 안팎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선 차 매출이 23.8% 뛰었고 롯데백화점(20%), 현대백화점(19.6%)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30세대의 구매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현대백화점의 2030세대 차 매출은 41.3% 증가해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돌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차를 찾는 고객층이 젊어졌고, 특히 웰빙과 자기관리에 관심이 높은 여성 고객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커피 대신 차를 주문하는 청년세대도 많아지고 있다. 1~7월 메가커피(전년 대비 20% 증가), 투썸플레이스(16%) 등의 차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마트24와 CU 등 편의점 차 매출도 각각 17.4%, 11.7%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 전문 브랜드 오설록의 직영몰 매출은 20% 이상 뛰었다.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피부나 체중 관리 등을 고려해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차는 종류와 농도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다르지만 허브·과일차 등 논카페인 메뉴가 있어 선택 폭이 넓다. 저녁에 카페인 부담이 덜한 음료를 찾는 수요를 흡수하기 유리하다. 카페라떼 등 우유가 들어간 커피음료와 비교해 칼로리도 낮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소비자의 65.7%는 음료를 선택할 때 건강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당류와 카페인, 칼로리 등이 주요 고려 사항으로 나타났다.
최근 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은 ‘말차’다. 지난해 11월 기준 오설록 말차 제품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8%, 매출은 229% 이상 증가했다. 말차와 녹차는 우유와 크림 등을 조합할 수 있고 당도와 차의 농도를 조절하기 쉽다. 취향에 맞는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스페셜티·프리미엄 차 수요도 커졌다.
티백 대신 차완과 차선을 이용해 직접 차를 우리는 소비가 늘면서 잎차와 다도세트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차의 종류뿐 아니라 우리는 방식까지 골라 즐기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 접목 주류제품도 출시명절 선물 시장에서도 차가 인기 품목으로 부상했다. 5만원 이하 가격대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신선식품에 비해 보관과 휴대도 간편하다. 롯데백화점의 차 선물세트 매출은 올해 설 기준 직전 명절보다 10%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늘어난 수요에 맞춰 이번 추석 차 선물세트 물량은 지난 설보다 15% 확대했다”고 말했다.
차를 접목한 주류 제품도 연달아 출시됐다. 선양소주는 말차를 활용한 ‘선양 말차’와 복숭아·우롱차를 조합한 ‘선양 피치우롱’을 내놨다. 전통주 플랫폼 술담화를 운영하는 담화컴퍼니는 찻잎을 증류 원액에 직접 우려낸 증류주 ‘차차’를 선보였다.
강윤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