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코딩으로 만들고는 있지만 IT 부서에 수습하라고 폭탄을 던지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사내 바이브코딩 경진대회 우수사례로 뽑혀 프로그램 개발도 맡게 됐다는 한 직장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전공도 아닌데 바이브코딩을 과제로 떠안으면서 결과물을 내기는 했지만 이후 IT부서에 개발·유지 보수 부담을 줄 것 같다는 우려다.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내용의 하소연이 적지 않다. 한 해외 개발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마케팅·디자인·제품 담당자에게 프런트엔드 코드 수정 권한을 주고 문제가 생기면 엔지니어가 고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비개발자가 내놓은 미완성 결과물의 뒷감당은 개발팀 몫이라는 불만이다. 또 다른 개발자는 “비개발자·저연차 개발자의 바이브코딩 남용으로 검토·수습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업무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AI 활용이 늘고 있지만 오히려 업무가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사무·관리직 임금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9.4%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증하고 수정하느라 오히려 일이 늘었다”고 답했다. AI 도구를 익히고 업무를 수행한 뒤 결과를 재검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이 추가됐다는 얘기다.
물론 AI 활용으로 인한 생산성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한 대기업 직장인은 “사내 과제로 만든 AI 에이전트가 막내 실무자 2~3명이 할 일을 대신할 정도”라고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멀티 에이전트로 고객 리뷰 분류·답변을 자동화해 처리 시간을 건당 35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다. SK텔레콤은 AI CIC 일부 조직에서 AI 에이전트와 기획·개발·디자인을 수행하는 ‘멀티 롤’을 시범 운용했다. 기획 시간이 줄고 소통·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한 HR 전문가는 “단순 업무가 사라진 자리에 교육·직무 전환 기회를 마련하지 않으면 AI 혁신이 업무 가중과 고용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박수빈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