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등 빌라 거래금액이 5조원에 육박하며 2021년 2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규제가 이어지자 빌라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층수 규제를 완화하고 비아파트에 특화된 청년 모기지를 신설하면서 빌라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파트 누르자 빌라도 ‘쑥’18일 인공지능(AI) 기반 부동산 전문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거래량은 1만1536건, 거래금액은 4조9346억원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2021년 3분기(1만3652건), 거래금액은 2021년 2분기(5조1887억원) 후 가장 많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1곳에서 직전 분기 대비 거래량이 늘었다. 상승 폭 순으로 노원구(236건, 43.9%), 강북구(483건, 42.5%), 도봉구(393건, 38.4%), 금천구(332건, 35.5%), 구로구(368건, 32.9%) 등의 순으로 컸다.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6월(0.86%)보다 0.96% 상승했다. 올 들어 7월까지 5.27%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1.19%)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전셋값 역시 전달보다 0.69% 올랐다. 올해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3.36%로 전년 같은 기간(0.64%)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
다만 전·월세 거래량 자체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전세 사기 불안이 가시지 않으면서 세입자의 빌라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월세 거래는 3만3806건으로 1분기보다 13.7% 감소했다. 전세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20곳의 거래량이 줄었다. 강북구(-20.8%), 관악구(-19.2%), 노원구(-18.2%), 서대문구(-18.1%), 마포구(-15.1%) 등의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4%였다. 월세 거래량은 25개 자치구 모두 1분기보다 감소했다. ◇LTV 80% … ‘청년 모기지’ 효과 낼까정부가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에 나서면서 빌라 거래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 청년 맞춤형 한시적 정책모기지 상품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놓는다. 39살 이하,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생애최초 주택 구입 청년이라면 시가 4억원 이하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전용면적 85㎡ 이하)를 구매할 때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허용한다. 금리도 기존 보금자리론 대비 최대 2.0%포인트 우대 혜택을 준다.
국토교통부 역시 올해 말까지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공급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면적 제한을 현재 660㎡에서 1000㎡로 완화한다. 빌라 한 동의 바닥면적을 기존에 비해 50% 넓게 지을 수 있게 된다. 다가구주택은 내년 이후로는 4층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다세대주택은 도시형생활주택 유형으로 지을 경우 건축위 심의를 전제로 최대 층수 제한을 5층에서 6층으로 완화한다.
일각에서 정부가 청년을 선호도가 낮은 빌라 시장으로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속도가 빠른 비아파트 시장 육성이 불가피한 데다 아파트를 원하는 청년은 기존 정책 수단(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의 공시가격 5억원(시가 약 7억원) 이하 빌라를 소유한 기간은 주택 청약 때 무주택 기간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청약에 계속 도전할 수 있다”며 “재개발·도심복합사업 예정지 등을 중심으로 빌라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구은서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