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하도급' 근로자 사망사고 낸 원청 대표…서울 첫 중대재해법 구속 기소

입력 2026-08-18 16:11
수정 2026-08-18 16:13


불법 하도급 방식으로 기계식 주차승강기 설치 공사를 하다가 하청 근로자 사망 사고를 낸 원청업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정옥)는 A 기계식 주차설비 업체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첫번째 사례다. A사 사업부장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24년 3월10일 A사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외국인 근로자 1명이 철거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계식 주차설비 설치는 하도급이 제한된 전문 공사에 해당한다. 그런데 A사는 시공 인력을 갖추지 않은 채 B업체에 설치 공사를 하도급했고, B업체는 그중 철거 공사를 C업체에 재하도급해 공사를 하다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A사는 당초 B사와의 도급 관계를 부인했다. 검찰은 고용노동청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통해 신속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도급사업주인 A사가 하청업체 근로자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책임이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검찰은 이번 사고가 중대한 인재(人災)라는 점도 확인했다.

검찰은 A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하도급 제한 규정을 위반했고, 하도급을 맺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하청업체와 ‘공동 수급’ 형식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고 있다. A사의 경영 책임자가 이를 방패 삼아 하청업체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안전관리의 공백을 초래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B업체와 C업체 대표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전문공사를 불법 하도급 형태로 운영하며 위험을 외주화하고 있는 동종 업계에 경종을 울린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노동청과 협력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