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람 위한 로봇' 만든다…'로보틱스 국가연구소' 출범

입력 2026-08-18 14:06
수정 2026-08-18 14:16

서울대가 차세대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로보틱스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연구소를 출범했다. 10년간 1000억여원을 들여 생활형·웨어러블·의료 로봇을 중심으로 사람을 돕는 ‘인간 중심 피지컬 AI’를 개발하고, 연구 성과가 창업과 산업으로 이어지는 로보틱스 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대는 18일 관악캠퍼스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서울대학교 로보틱스 국가연구소’ 개소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유홍림 서울대 총장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정진욱·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 로보틱스 국가연구소는 지난 6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 국가연구소(NRL 2.0)’에 선정되면서 설립됐다. 국가연구소는 대학 부설 연구소를 세계적인 기초연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연구소별로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대규모의 지원이 이뤄진다.

연구소는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생활형 로봇과 신체 기능을 보조·확장하는 웨어러블 로봇, 체내에서 진단과 치료를 수행하는 의료 로봇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다양한 전공의 참여·연계 교수 80여명이 참여해 로봇공학과 AI, 의료 등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체계를 구축한다.


서울대병원도 연구에 참여한다. 웨어러블·의료 로봇의 개발과 실험을 지원하고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개발된 기술을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임상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연구소가 주력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는 ‘분산 지능’이다. 하나의 AI가 로봇 전체를 통제하는 중앙집중형 구조 대신 로봇의 각 부위가 필요한 정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상위 AI와 협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환경 변화에 따라 로봇의 형태와 기능을 바꾸는 모듈형 재구성 기술과 생체모사 기술, 인간의 감각·운동 신경계를 모사한 물리 지능도 함께 개발한다.

조규진 서울대 로보틱스 국가연구소장(기계공학부 교수)은 이날 비전 발표에서 “인간 중심 피지컬 AI 로보틱스에 도전하겠다”며 형태와 재료 자체가 지능의 일부가 돼 환경에 적응하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연구 성과를 산업과 창업으로 연결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연구소 내부에 산학창업지원센터를 설치해 기술 사업화와 로보틱스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한다. 해외 연구기관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 공간도 대폭 확충한다. 서울대는 해동첨단공학관 뒤편 주차장 부지에 5~7층 규모의 별도 로보틱스 연구동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 하반기 건립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조 소장은 새 연구동을 세계적인 연구자와 학생이 모이고 연구 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지는 로보틱스 생태계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연구소가 피지컬 AI를 통해 인간의 활동성을 높이고 새로운 인류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산실이 될 것”이라며 “서울대 전체의 연구 역량을 묶어 인류와 사회를 위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