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당정청 수평관계로 민생·확장·유능한 정치 이룰 것"

입력 2026-08-17 19:58

이재명 정부 2년차 집권 여당을 이끌 당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의원이 당면한 과제가 하나같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당대회 기간 갈라진 지지층을 규합해 차후 선거를 대비해야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임무로 거론된다. 당장 스스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부동산 세제개편안도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동시에 당선 밑거름이 된 호남권 메가프로젝트 ‘속도전’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총선 전 당원 결집 과제김 신임 대표는 17일 당선수락 연설에서 “민주당 ‘ABC(Affordability·Broad·Competency) 플랜’을 시작하겠다”며 “먹고 사는 민생정치, 확장 정치, 유능한 정치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경쟁한 정청래 후보, 송영길 후보를 거론하며 “함께 뛰겠다”고 강조했다.

전대 기간 친명계(친이재명계) 김 대표와 송영길 후보는 이른바 ‘뉴이재명’ 당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반면, 친청계(친정청래계) 지지층과 대립각을 세웠다. 당원 분열은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계파별 후보들은 ‘박쥐’ ‘일베 문화’ 등 거친 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친청계 후보가 셋 모두 최고위원회에 입성한 만큼, 당내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김 대표의 숙제로 남았다.

지지층 규합은 김 대표 입장에서 차후 선거 승리의 선결 과제이기도 하다. 여당 내에선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관련 1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 무효형 벌금이 나온 것을 계기로 서울시장 자리를 다시 탈환해야 한다는 공개 목소리가 늘고 있다. 하지만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열리더라도 6·3 지방선거처럼 서울을 내주면 총선을 1년 남긴 시점에서 지도부 리더십에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김 대표가 이미 전대 기간 “내년 서울시장 선거 이후 재신임을 묻겠다”고 못받은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당내에선 혼란이 빠르게 수습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졌다고 의석 161석의 강력한 여당에서 이탈할 계파는 없고, 새 당대표도 ‘통합 이미지’를 강조해야 할 상황”이라며 “의원끼리는 외부 우려보다 훨씬 빠르게 봉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전대 축사에서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이젠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메가특구법 도마에전대 기간 ‘당정 일치론’을 내세운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비판도 함께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행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2029년 없애고,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공제액을 현행 12억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등의 내용은 앞서 여론 반발을 샀다.

김 대표는 이에 전대 기간 공개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종부세 공제액은 낮추지 말고, 실거주자의 기본공제만 14억으로 올려 혜택을 주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800조원 규모 호남권 메가 프로젝트는 김 대표가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정책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호남권에서만 57.54%의 표를 얻어 전대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정 후보의 두 배에 가까웠다. 프로젝트 성패를 결정지을 메가특구특별법의 세부 의제 조율은 과반 의석의 여당 사령탑인 김 대표 역할이 크다는 평가다. 특구법은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두고 노동계와 경제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정치권에선 전대 기간 법안 처리가 밀린 만큼 민주당이 오는 20일 본회의부터 다시 ‘입법 독주’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 선출 이후 당청 관계가 강화하면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도 더 세질 수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다음 이벤트를 참모진 개편 및 개각으로 보고 있다. 여권에서는 오는 10월 예정된 국정감사 시기를 고려해 이르면 이달 중으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면서 “인사 쇄신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 폐버스 논란 등 각종 이슈에 따른 반발을 돌파할 카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전=이시은 기자/최형창/김형규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