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9곳 AI 투자…美 공시금액 웃돌아

입력 2026-08-17 18:31
수정 2026-08-18 00:37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자본지출 규모가 공시된 금액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주요 미국 기술 기업 9곳의 공시 자료 주석을 분석한 결과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은 이들 회사의 지출 약정은 3조달러(약 4245조원)에 달했다. 대부분 AI와 관련된 투자에서 발생했다. 대상 기업은 메타,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엔비디아, 브로드컴, 스페이스X, AMD다.

메타가 미국 루이지애나에 구축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메타는 블루아울캐피털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2029년부터 4년간 하이페리온을 임차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최장 20년까지 계약을 연장하고 임차 기간 20년을 모두 채우지 않을 경우 채권 투자자가 손실을 보지 않도록 보전하겠다고 보증했다. 이 보증에 따라 메타는 실제 임차료 지급이 시작되기 전까지 관련 부채를 대차대조표에 기재하지 않기로 했다.

WSJ가 분석한 9개 기업에서 이처럼 개시되지 않은 임대차 계약과 관련된 지급 약정은 총 1조2000억달러(약 1698조원)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대차대조표 외 약정이 빈번해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잠재적 위험을 평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