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선출된 가운데 당면 과제는 하나같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호남권 메가 프로젝트 등의 입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방어하는 것이 시급한 임무로 거론된다. 전당대회 기간 갈라진 지지층을 규합해 차후 선거를 대비해야 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부동산·메가특구법 도마에이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를 물은 결과(지난 10~14일 전국 19세 이상 251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무선 자동응답방식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0.3%포인트 내린 43%로 집계됐다. 5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54.1%로 지난주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잘 모름’ 응답은 2.9%였다.
지지율 하락세는 정부의 8·3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반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새 당대표가 여론 수렴을 통해 보완책을 찾아야 하는 배경이다. 앞서 정부는 현행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2029년 없애고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춘다고 했다. 서울 지역구의 한 여당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당내에서도 중산층 1주택 비거주자는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만큼 새 당대표 주도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800조원 규모 호남권 메가 프로젝트는 전당대회 기간 전남광주 당원의 표심을 흔든 핵심 아젠다로 떠올랐다.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민석 후보가 국무총리 출신인 자신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곳에서 김 후보는 득표율 57.54%를 기록하며 정청래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새 당대표는 프로젝트 성패를 결정지을 메가특구특별법의 세부 의제도 조율해야 한다. 특구법은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두고 노동계와 경제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총선 전 당원 결집 과제지지층 봉합도 새 당대표의 급선무다. 전당대회 기간 후보들은 친청(친정청래)계와 친명(친이재명)계로 나뉘어 신천지 의혹, 보완수사권 폐지 과정 등을 두고 책임론 공방을 벌였다. 계파별 지지층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의혹을 확대·재생산하며 갈등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지층별 온라인 커뮤니티엔 벌써부터 각자 지지하던 당대표 후보가 탈락한 것에 반발하며 ‘탈당하겠다’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전당대회 기간 최고위원 역시 친청계·친명계로 나뉘어 ‘박쥐’ ‘일베 문화’ 등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다. 향후 당의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 당대표 입장에선 지지층 규합이 차후 선거 승리의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여당 내에선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관련 1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 무효형 벌금이 나온 것을 계기로 서울시장 자리를 다시 탈환해야 한다는 공개 목소리가 늘고 있다. 하지만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열리더라도 6·3 지방선거처럼 서울을 내주면 총선을 1년 남긴 시점에서 지도부 리더십에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졌다고 의석 161석의 강력한 여당에서 이탈할 계파는 없고, 새 당대표도 ‘통합 이미지’를 강조해야 할 상황”이라며 “의원끼리는 외부 우려보다 훨씬 빠르게 봉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전대 축사에서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이젠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오는 20일 본회의부터 다시 ‘입법 독주’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9·7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기간을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오를 전망이다. 국회법이 처리되면 각 상임위원회 국정과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이시은 기자/최형창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