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감원의 지방 이전 구상을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정부에 촉구했다. 금융 현장에서 감독기구가 멀어지면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7일 금감원 노조는 “소비자와 금융 현장을 외면하는 획일적 지방 이전 구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성명문을 냈다. 노조는 “최근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금감원이 포함됐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공공기관의 이전이라는 목표에 매몰돼 감독기구까지 후선으로 후퇴시키는 초악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금감원이 담당하는 금융민원의 81.4%가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지방 이전으로 현장과 물리적으로 단절되면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회사가 밀집한 여의도에 있다. 노조는 “현장 밀착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사이 발생할 크고 작은 금융사고와 물리적 거리로 인한 대응 지연, 직접적인 소비자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영국 금융감독청(FCA), 독일 금융감독위원회(BaFin), 일본 금융청을 예로 들며 자본시장 중심지와 금융감독기구가 분리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불필요한 비용 확대도 문제로 꼽았다. 노조에 따르면 금융회사 본점의 91.6%, 현장검사 대상의 88.3%가 수도권에 있다. 노조는 “매년 발생하는 수백 건의 인허가, 각종 신고서 수리, 금융회사 현장검사 등 금감원 직원이 서울로 역출장을 다녀야 하는 비효율을 낳을 것”이라며 “감독비용 증가는 감독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대가는 대출금리와 수수료 상승 등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금융감독 업무 특성을 조금만이라도 생각해본다면 부작용은 쉽게 예견할 수 있는 결과”라며 “금감원 지방 이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구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