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대장주만 담는다…초집중 ETF 시대

입력 2026-08-17 16:14
최근 글로벌 및 한국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 중 하나는 종목 분산도를 극단적으로 낮춘 초집중형(Hyper-concentrated) ETF의 약진이다. 일반적으로 30~50개 이상 종목을 담던 기존 업종이나 테마형 ETF와 달리, 소수의 핵심 대장주에 높은 펀드 비중을 몰아주는 상품이다.

수년간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 플랫폼즈, 테슬라) 등 소수의 초대형주 중심의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이들의 주가 수익률이 나스닥100이나 S&P500 지수 성과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면서 투자자들은 압축된 포트폴리오의 수익 안정성에 더욱 믿음을 갖고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S&P500 수익률의 60% 이상이 상위 20개 종목에서 나왔다. 즉, 전통적인 분산투자가 오히려 포트폴리오 성과 희석을 초래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미국 초대형 운용사이자 지수형 패시브 ETF 운용사의 대표격인 블랙록 역시 미국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에만 집중 투자하는 TOPT ETF(아이쉐어즈 탑 20 미국 주식 ETF)를 상장하며 압축형 ETF 시장에 진입했다. TOPT ETF는 시가총액 기준 미국 상위 2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한다. 애플, 엔비디아 등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초대형주 20종목으로 구성되어 S&P500보다 압축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유사하게 나스닥100지수의 압축버전으로 QTOP(아이쉐어즈 나스닥 탑 30 ETF)도 상장돼있다. 나스닥 지수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한다.

다만 TOPT는 상장 이후 최근 1년간 성과는 빅테크의 주가 부진으로 S&P500 대비 우월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향후 빅테크 중심의 주가 반등이 나타날 때 이러한 압축형 ETF를 전술적으로 사용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과거 IT 부흥기와 다르게 현재 AI 생태계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극소수의 빅테크 기업만 수익성이 방어가 가능한 구조로, 주도주 중심의 투자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유효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TOPT와 같은 압축적 ETF는 기존 지수형 ETF보다 더 밀도 있는 초대형주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이나 테크 중심의 대형주 반등 시 전술적 트레이딩 도구로서 ETF를 활용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