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혐오 게시물로 숱한 논란을 빚은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가 수익성 악화로 폐쇄 위기에 처했다.
일베 측은 지난 11일 공지사항을 통해 "광고 집행이 현저히 줄어 기존 수익 구조로는 정상적인 사이트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간 광고 수입으로 서버 운영 및 개발·유지보수 비용을 메워왔으나, 매출 감소로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운영진의 설명이다. 현재 운영진 역시 별도의 급여 없이 무급으로 사이트 관리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악화하자 운영팀은 회원 대상 후원금 수령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공지글을 통해 후원 계좌 안내를 비롯해 카카오, 페이팔 등 결제 수단을 명시하고 지원을 유도했다. 운영팀은 "후원은 전적으로 자율이며, 글과 댓글, 추천 역시 큰 힘이 된다"면서도 "보내주시는 후원 하나하나가 실제 사이트 운영과 서버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외부 광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유료 서비스 개설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일정액을 지불한 유료 회원에게 사이트 이용 시 유용한 혜택을 부여하는 '프리미엄 회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서비스 개설 후 고객센터 확인을 거쳐 기존 후원 내역을 계정에 반영하고, 본인 및 타 회원의 누적 후원금액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운영진은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일베저장소가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일베는 고인 모독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조롱성 글로 인해 수차례 사회적 규탄을 받아왔다. 정치권에서도 비하적 언행을 '일베식'이라 칭할 만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다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법적 제재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지난 6월 조롱·혐오성 게시물 유통을 막고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일베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특정인이나 집단, 참사 희생자 및 유가족을 향한 모욕·비하 행위를 불법 정보인 '조롱·혐오정보'로 규정했다. 이를 고의로 반복 유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 조항을 신설했다.
아울러 유해 정보를 알고도 방치한 플랫폼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게시물 삭제, 접속 차단, 노출 및 수익화 제한 등의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사업자에게는 관련 매출액의 3% 이하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최대 사이트 폐쇄 명령까지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국회는 혐오와 조롱을 방치하는 법적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며 "위법 정보를 방치하고 시정명령을 어기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사이트 폐쇄 조치까지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5월 24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베를 직접 명시하며 대응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은 물론, 일베처럼 이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의 폐쇄 및 과징금 부과 등 필요한 조치를 엄격한 요건 아래 허용하는 방안을 공론화하고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