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과시하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한국보다는 북한을 우선 순위에 두는 듯한 발언에 한국 내에서는 당혹감과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국무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전부터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 군사 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 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한미 연합훈련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연합훈련은 자신이 취임한 이래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북한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제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헤그세스 장관에게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글을 올린 시각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6일 오후 5시4분(한국시간 17일 오전 6시4분)이었다. 한미 양국은 17일부터 27일까지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진행하는데 훈련 개시 당일에 이런 글을 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가진 뒤에도 한미 연합훈련을 "돈 낭비"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북한과 협상 중인데 굳이 돈을 들여 연합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또 "다소 관련이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그들은 '사양하겠다!'(No thanks!)고 말했다"라고도 전했다. 이는 이란전과 관련해 한국에서 원하는 협조를 얻지 못했다는 취지다. 동시에 '다소 관련이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은 한국의 협조 여부와 관계 없이 북한의 김 위원장과는 잘 지내고 싶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