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축구하다가 다쳤다면…法 "보훈 보상대상자 맞다"

입력 2026-08-16 18:43

군 복무 중 축구 시합에 나갔다가 다쳤다면 보훈 보상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행정1단독(안좌진 부장판사)은 예비역 A씨가 전북 서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및 보훈 보상대상자 비해당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보훈 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면서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 처분까지 취소해달라는 원고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A씨는 군 복무 중이던 2023년 12월 27일 부대 체육대회 축구 시합 도중 상대 선수와 몸싸움 과정에서 왼쪽 다리와 골반 등을 다쳤다.

이 사고로 A씨는 국군병원과 일반 정형외과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사고로부터 약 6개월 후인 2024년 7월 대학병원에서 '좌측 고관절 충돌 증후군,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후 수술대와 병상을 오가던 A씨는 같은 해 10월 만기 전역했다. 이후 그는 "부대 체육대회 중 다쳐 전역 후에도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면서 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및 보훈 보상대상자 등록을 신청했다.

보훈 당국은 이에 대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고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불복한 A씨는 "군 복무 중에 발생한 부상이고, 부대 내 제설 작전 투입과 근무 등으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증세가 현저히 악화했다"고 주장,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보훈 당국의 결정은 적법하다면서도, 보훈 보상대상자 자격은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축구 시합'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이나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관련 있는 직무나 교육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먼저 밝히고, "다만 원고가 입은 부상은 자연 경과에 따른 점진적 악화가 아닌 외상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의료진도 원고의 부상을 '군 체육활동 중 외상 요인이 70%, 개인적 형태학적 요인이 30%'로 평가했다"면서 "따라서 이 사건의 상병은 원고의 군 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보훈 보상대상자 비해당' 처분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