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소리 치는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미국 것으로 선언할 것"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8-16 15:28
수정 2026-08-16 15: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땅으로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내소카운티 경찰 아카데미에서 진행된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다가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매우 심하게 지고 있는 이란을 완전히 무너뜨리면, 나는 곧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발언을 한 후 잠시 웃었지만 곧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농담과 진담을 오가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화법으로 보인다. 브라이언 슈워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익명의 백악관 고위 관료를 인용해 그가 이런 발언과 관련해 참모진과 만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 차관 카젬 가리바바디는 15일 SNS를 통해 이 발언이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트윗(SNS 포스팅) 하나로도, 항공모함으로도, (대통령) 명령으로도, 선거 연설로도 탈취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 해협은 오직 이란의 명령에 따라 봉쇄되고 개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60일 휴전을 약속했지만 이후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해협도 사실상 닫힌 상태다. 지난 주 양측이 60일 추가 휴전 협정에 거의 이르렀다는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의 보도가 있었으나 뚜렷한 진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기존 60일 휴전 협정 기한은 17일까지다.

이란 측은 애초 휴전 협정이 깨진 상태이므로 ‘연장’할 대상도 없다는 입장이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반관영 IS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간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이란과 접촉하며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지만, 이것이 협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대한 공격도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자국 유조선이 세 차례 이란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소속 유조선들은 이란의 공격으로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고문은 “ADNOC 회사 유조선을 반복적으로 표적으로 삼는다 해서 UAE가 균형 잡히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데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SNS에 적었다. 이란은 미국 및 이스라엘과 정책 공조를 확대하고 있는 UAE와 불편한 관계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14일 뉴스맥스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17~22일)에 나올 추가 발표를 지켜 보라”면서 “우리는 한 국가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킨 역사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조치들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의 경제적 고립이 될 것”이라고 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