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르니 더 불안해"…7000 앞두고 개미들 '하락 베팅' [분석+]

입력 2026-08-16 13:01
수정 2026-08-16 13:03

코스피가 7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며 빠르게 반등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연이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오히려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사들이며 추가 상승보다 조정을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액도 이달 들어 증가세다. 코스피가 고점 우려를 털어내고 투자자 신뢰를 찾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코스콤 ETF 데이터 플랫폼인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순매수 규모가 1328억원에 달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는 KODEX 인버스(3위),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9위) 등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이 다수 포함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코스피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급격한 조정을 거치며 5300선까지 밀렸지만 이달 들어 반등하면서 7000선 재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지난 한 주 동안 약 10% 상승하는 등 단기간에 상승 폭을 키우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보다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코스피에서 4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나흘 동안 총 7조9840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피가 지난 11일 6345.53에서 14일 6977.94까지 오르는 동안 '팔자'를 이어간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개미들이 내던진 물량을 외국인이 속속 사들였다.

국내 증시의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4일까지만 해도 139조6948억원에 달했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3일 100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두 달여 만에 40조원가량이 빠져나갔다.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조금씩 발을 빼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급락에 미국 주식으로 선회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한 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TIGER 미국S&P500′으로 6310억원이 유입됐다. KODEX 미국나스닥100(4437억원), KODEX 미국S&P500(3482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개인 수급이 상승 추세를 따라가기보다 단기 대응 성향이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이후 강한 상승일에는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개인이 순매도하는 흐름이, 급락일에는 외국인이 순매도하고 개인이 순매수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며 "개인 수급이 추세 추종보다 조정 시 저가 매수, 반등 시 차익 실현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잔고도 증가세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9조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16조7340억원보다 2조2720억원 늘었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다음 약속된 만기일까지 매도한 만큼 다시 사들여 갚는 투자로, 비싼 가격에 팔아 싼값에 사서 차익을 누리는 전형적인 '하락 베팅' 기법이다. 코스피가 지난달 말 5500선에서 지난 11일 6300선까지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