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만한 태도 고쳐야"…與 2030 전략에 대학생위원장 '일침'

입력 2026-08-16 13:45
수정 2026-08-16 14:01

"위기는 이미 6·3 지방선거에서 드러났습니다. 더 이상 40·50세대의 지지와 머릿수만으론 서울 선거구를 지킬 수 없습니다."

봉건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17 전당대회 이후엔 청년 표 가중치 등 20·30세대의 의견을 당무에 실질적으로 반영할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별다른 조처가 없다면 내년 열릴 수도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리고 2028년 총선에서 지선 때와 같은 '철퇴'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생 봉 위원장은 만 29세 이하 대학·대학원생 당원 15만 명을 대표하는 선출직 위원장이다. 최근 지선에선 당의 청년 공천에도 참여해 32명의 20대 기초·광역의원 당선에 일조했다."청년 최고위원제, 말은 왜 꺼냈나"봉 위원장은 지난달 전대 과정에서 당 선거관리위원 직을 사퇴하며 이목을 끌었다. 청년 최고위원제도 도입 불발에 대한 항의성 사퇴였다.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당초 선출직 최고위원 한 자리를 청년으로 채우는 청년 최고위원제도 도입을 추진했지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나와 부결됐다. 당시 정치권에선 특정 계파가 해당 제도 도입을 꺼린 결과라며 뒷말이 무성했다. 봉 위원장은 "청년 최고위원제도는 무너진 20·30세대 지지율을 재건할 시작점이었다"며 "도입을 안 할 거면 애초에 말을 꺼내질 말았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도 도입 부결은 민주당이 맞이한 위기의 단면일 뿐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근본 문제는 민주당의 태도 자체라는 지적이다. "제가 올해 서른입니다. 지난 10년간 민주당은 두 번의 보수 정부 대통령을 탄핵했고 집권기도 길었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기득권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봉 위원장은 당이 개혁 과제를 추진할 때마다 피아 구분과 대의명분만 강조할 뿐, 국민과 젊은 당원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민주당 전준위 청년미래분과가 공개한 온라인 청년 인식 조사에 따르면 '지금 민주당은 청년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듣는 정당이다'라는 질문에 응답자 74%가 "아니다" 혹은 "매우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사 과정에서 청년 당원들은 "검찰개혁 지긋지긋하다", "정책이 사법개혁만 있는 게 아니다" 등의 익명 제안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당의 태도가 오만하게 비친 대표적 사례"라며 "'장윤기 사건' 경찰 유착 의혹 등 각계 우려에도 소통보다 속도전을 강조하더니, 전대에선 아예 후보들 다툼 거리로 전락해버렸다"고 비판했다. 전대 기간 정청래 당대표 후보는 김민석 후보를 상대로 "보완수사권 폐지 의지가 없었다"며 공세를 편 바 있다. 봉 위원장은 지난 2월 있었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도 '2030 패싱'의 사례로 꼽았다. 그는 "합당의 옳고 그름을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에 대한 20·30세대의 여론을 고려했다면 추진 과정에서 청년 당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늉이라도 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중앙위원 20% 청년으로' 파격 주장 봉 위원장은 오는 10월 임기 2년을 채운다. 그는 "그간 만나온 당 의원들의 청년 이해도는 '49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선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기성세대가 가진 것들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전대 후보들의 청년 공약들도 실효성이 담보되는 정책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봉 위원장은 "단골 공약이 청년 전담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미 전국청년위원회, 청년미래연석회의 등 기존 조직과 체계가 존재하고 있어 간판만 바꾸는 격이 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청년의 목소리가 정책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봉 위원장은 새 당대표가 도입해야 할 청년 정책으로 '전략 세대 지정'을 꼽았다. 전대에서 영남권 등 '전략 지역'(취약 지역) 당원들 표엔 5%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처럼, 2030 청년 당원의 표 영향력을 보정 규정을 통해 늘리자는 주장이다. 그는 "'소통한다', '경청한다' 수준에서 머물지 말고 당에서 의사결정 권한을 얻으려는 정치인에겐 청년의 지지가 필수적인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중앙위원회에 20·30세대 자리를 20~30% 정도는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위원회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핵심 당무를 의결하는 기구다. 중앙위는 국회의원들과 시·도당위원장, 당 소속 기초단체장 등으로 총원(600명)이 채워지다 보니 청년 참여가 드물다. 그는 "어쩌다 선거를 앞두고 한 두 번 내놓는 청년 대책으론 부족하다"며 "당 지도부가 나서 '청년 기본소득' 등 20·30세대를 위한 '메가 아젠다'를 띄우고 찬반 토론을 주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