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차 올해 꼭 사야 해"…내년엔 100만원 더 비싸진다 [프라이스&]

입력 2026-08-17 07:00
수정 2026-08-21 09:17


내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이 최대 100만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생맥주도 500㏄ 한 잔에 붙는 세금이 약 127원 많아진다. 정부가 올해 말 대거 종료되는 세제 감면 혜택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동차부터 주류, 난방·물류까지 ‘세금발(發)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17일 재정경제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2월31일 끝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하이브리드차에는 대당 최대 70만원의 개소세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정부는 하이브리드차 보급이 크게 늘어 세제지원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했다.

개소세 감면이 사라지면 이에 연동되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도 함께 증가한다. 개소세 70만원에 교육세 21만원, 부가세 약 9만원을 더하면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은 대당 최대 약 100만원이다. 사실상 같은 자동차를 내년에 사면 올해보다 차값이 100만원가량 비싸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도 세제 혜택이 줄어든다. 전기차 개소세 감면 한도는 올해 300만원에서 내년 200만원, 2028년 10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수소차는 같은 기간 400만원에서 300만원, 150만원으로 줄어든다. 내년에는 두 차종 모두 개소세 감면액이 올해보다 100만원 줄어 교육세와 부가세를 합친 세제상 구매 부담이 최대 약 143만원 늘어난다. 다만 정부가 개소세 감면을 구매보조금 등 재정지원으로 전환하기로 한 만큼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최종 구매가격은 내년도 보조금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퇴근길 ‘생맥주 한 잔’에도 세금이 더 붙는다. 현재 별도의 추출장치를 사용하는 8L 이상 용기 생맥주에는 일반 맥주보다 20% 낮은 주세율이 적용된다. 일반 맥주 주세가 ㎘당 88만5700원인 데 비해 생맥주는 70만8560원이다. 정부는 이 감면을 올해 말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생맥주 주세는 ㎘당 17만7140원 늘어난다.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20L 생맥주 한 통의 세 부담은 약 5068원 증가한다. 500㏄ 한 잔으로 환산하면 약 127원이다. 주류업체나 음식점이 늘어난 비용을 흡수하지 않고 판매가격에 반영할 경우 실제 메뉴 가격 인상 폭은 이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

세제 혜택 축소에 따른 가격 압력은 자동차와 주류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올해 말로 예정된 목재펠릿 부가가치세 면제도 종료하기로 했다. 목재 부산물을 압축해 만드는 펠릿은 주택이나 시설의 난방 연료로 쓰인다. 면세가 사라지면 부가세 부담이 새로 생겨 판매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영구임대주택 난방용역의 부가가치세 면제 역시 종료한 뒤 에너지바우처 등 재정지원 방식으로 전환한다.

해운·물류 분야에도 비용 상승 요인이 생긴다. 연안화물선이 사용하는 경유에 적용하던 L당 56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 감면이 올해 말 끝난다. 연안여객선박에 공급하는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개소세,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간접세 면제도 종료 후 재정지원으로 전환한다. 운송업체가 증가한 연료비를 운임에 반영하면 섬 지역 여객 운임이나 연안 물류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세제 혜택 종료가 곧바로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세 부담 증가분을 자체 흡수하거나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제개편안 역시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생맥주 주세 20% 경감 제도를 상시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정부는 지원 목적을 달성했거나 실효성이 낮은 조세지출을 정리하고 세액 감면을 보다 선별적인 재정지원으로 전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식품과 외식, 자동차 가격이 잇따라 오르는 상황에서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세 부담까지 커질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