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이어 용산구도 정부가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는 데 강력 반대 입장을 냈다.
용산구는 15일 낸 입장문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런 추진 방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는 "용산공원은 120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서울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국가공원"이라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담아낼 국가의 상징 공간이 될 용산공원을 '주택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용산공원은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다"며 "주택은 다른 지역에 추가로 공급할 수 있지만, 국가의 상징 공간이자 미래 세대에 물려줄 대규모 도심 국가공원은 한 번 잃으면 다시 만들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용산공원의 본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어떤 개발 추진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면 기존 도심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고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도시의 기능과 공공성을 함께 살릴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어린이정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 관한 질문에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용산어린이정원이 최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된 뒤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어린이정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대해 "절대 일부라도 그런 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용도로 쓸 수 없다.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 시장은 "기후변화 때문에 굉장한 폭염이 닥쳐오는 상황에서 녹지 면적을 최대한 관리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지고 지켜내야 할 의무"라며 "바로 옆에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개발하면서도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30만㎡ 전부를 보존해 후대에 물려줄 막중한 책임감을 정부도 서울시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으로 공원에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면 국토부가 인허가권을 갖게 되고, 그럴 경우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협의 대상이 될 뿐 주택 공급 자체를 막을 권한은 없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