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 주목하는 월가…"CPU 시장 10배 커진다" [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입력 2026-08-15 05:30
수정 2026-08-15 07:02


1. 샌디스크 또 급등…AI가 NAND의 체질을 바꾸고 있나
샌디스크 주가가 다시 강하게 뛰었습니다. 13일(현지시간) 샌디스크는 13.7% 급등한 1528달러11센트에 마감했습니다. 최근 4거래일 상승률만 25%를 넘어섰습니다. 14일에도 7% 넘게 상승했습니다.

주가를 끌어올린 첫 번째 재료는 13일 열린 샌디스크의 투자자의 날이었습니다. 회사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출이 매년 10%대 중후반 성장하고, 조정 매출총이익률은 약 8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정 영업이익률은 약 75%,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약 50%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80%라는 높은 마진 자체보다 이 수준을 2030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입니다.

샌디스크는 이미 지난 8월 5일 실적 발표에서 매출총이익률 84.6%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8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72% 증가했고, 데이터센터 매출은 연간 기준 437% 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낸드 가격 상승과 높은 마진이 곧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투자자의 날은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했습니다. 샌디스크가 높은 수익성을 단기간이 아니라 2030년까지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 가운데 하나가 장기 고객 계약입니다.

샌디스크는 8개 고객과 최대 5년에 이르는 장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미국 대형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고객 3곳도 포함됐습니다. 계약상 최소 구매가격과 물량을 기준으로 한 규모는 총 939억달러에 달합니다.

과거 낸드 사업은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급등했다가 증설 이후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가격과 실적이 함께 급락하는 전형적인 경기민감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물량을 공급하고 일정 수준의 가격까지 확보하는 계약이 늘어나면 낸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수익성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도 이런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아밋 다리아나니 애널리스트는 샌디스크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2800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에버코어는 낸드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3배 이상 상승했다며, 샌디스크가 현재 상승 사이클의 정점까지 약 80%의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업황이 정점을 지난 이후에도 65~70% 수준의 높은 마진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낸드 공급 부족도 샌디스크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N낸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HBM과 D램 투자를 우선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낸드 증설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HBF도 등장했습니다.

AI GPU 바로 옆에서 사용되는 HBM은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고 저장용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낸드의 경우 속도는 느리지만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저렴하게 저장할 수 있습니다.

HBF는 쉽게 말해 낸드의 장점인 대용량과 낮은 비용을 유지하면서 데이터 전달 속도를 크게 높이려는 메모리입니다. HBM을 대체하기보다는 HBM과 낸드 사이에서 새로운 역할을 노리는 제품입니다.

샌디스크는 첫 번째 HBF 메모리 다이의 테이프아웃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실제 제품 제작을 위한 설계를 완료했다는 의미입니다.

JP모건 역시 샌디스크의 장기계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25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결국 최근 샌디스크 주가 상승의 핵심은 단순히 “NAND 가격이 많이 올랐다”가 아닙니다. AI가 낸드 수요를 구조적으로 늘리고 장기계약까지 확대되면서 과거처럼 짧게 끝나는 메모리 호황이 아닐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2. 인텔 주가 상승…BofA “AI 추론 확대로 CPU 시장 더 커진다”
인텔(INTC) 주가가 최근들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습입니다. 7월 말 80달러 대로 떨어졌지만 최근 102달러 인근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AI 확산으로 서버용 CPU 시장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한 영향입니다.

BofA의 비벡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CPU 시장이 2030년 21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존 전망치 1700억달러보다 400억달러 높여 잡았습니다.

이번 전망의 핵심은 AI 시장의 중심이 훈련에서 추론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AI 투자의 중심은 대규모 AI 모델을 만드는 훈련이었습니다. 훈련은 막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병렬 연산에 강한 엔비디아 GPU가 핵심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AI가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면서 추론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추론은 이미 만들어진 AI 모델이 사용자의 질문을 받고 실제 답변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ChatGPT에 질문을 입력한 뒤 답변을 받는 과정이 대표적인 추론입니다.

BofA는 추론이 늘어날수록 GPU뿐 아니라 CPU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글로벌 서버 CPU 시장은 2025년 약 350억달러에서 2030년 약 2110억달러로 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AI 서버용 CPU 시장은 2025년 190억달러에서 2030년 1800억달러로 거의 10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체 서버 CPU 시장에서 AI용 CPU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5년 53%에서 2026년 69%, 2027년 80%, 2030년에는 8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시장이 커진다고 인텔이 모든 수혜를 가져가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액 기준 인텔의 CPU 시장 점유율은 2025년 40.4%에서 2030년 2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AMD는 27.4%에서 30.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ARM 계열 역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2030년 인텔 35.8%, AMD 30.3%, ARM 계열 33.9%로 예상됐습니다. 인텔이 여전히 1위를 유지하지만 격차는 크게 줄어드는 것입니다.

한편 UBS는 인텔이 최근 200억달러가 넘는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UBS는 인텔의 설비투자가 2026년 약 200억달러에서 2027년 280억~300억달러, 2028~2029년에는 연간 4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앞으로 파운드리 고객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선급금과 장기 구매약정도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잠재적인 고객으로는 구글과 애플, AMD, 스페이스X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3. 2001년 이후 가장 비싸진 미국 장기 국채 발행

미국 정부가 30년 만기 국채를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로 발행했습니다.

13일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5.216%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전 실시된 10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발행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당시 시장 환경만 놓고 보면 국채금리가 내려갈 만한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원유 수요 둔화를 전망하면서 유가가 하락했고 시장 국채금리 역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도 미국 정부가 새로 발행하는 30년물에는 5.2%가 넘는 금리를 지급해야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여기에 AI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정부가 시장에서 빌려야 하는 돈도 많아졌습니다. 쉽게 말해 채권 공급은 늘어나는데 투자자들의 돈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금리를 줘야 국채를 팔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들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국채와 AI 회사채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 경제에도 부담입니다.

30년물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이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주택담보대출 등 민간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발생합니다.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집니다. 이번 회계연도 들어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지급한 국채 이자는 1조1700억달러로 전년보다 15% 증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을 줄일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재무부는 최근 향후 국채 발행 계획에 대한 표현을 기존의 ‘증가(increases)’에서 ‘변화(changes)’로 바꿨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장기 국채 발행을 반드시 늘리지는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번 입찰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30년물 응찰률은 2.39배로 최근 여섯 차례 평균인 2.36배와 비슷했습니다.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는 의미입니다.

재무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30년물 같은 장기채 발행을 줄이고 1년 이하 T-빌이나 2~7년물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입니다.

장점은 5%가 넘는 높은 금리를 30년 동안 확정해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기채는 만기가 빨리 돌아오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국채를 발행해 기존 빚을 갚아야 합니다. 당장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대신 차환 위험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결국 이번 국채 입찰은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당하려면 미국 정부도 과거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치러야 한다는 채권시장의 경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오픈AI 연환산 매출 400억달러 돌파…몇 달 만에 두 배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4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는 현지시간 13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오픈AI가 현재 매출 흐름을 기준으로 연간 4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환산 매출은 최근 한 달이나 한 분기의 매출 속도가 앞으로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해 계산한 수치입니다. 따라서 오픈AI가 실제 지난 1년 동안 40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상당히 빠릅니다.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그렉 브록먼은 회사의 연환산 매출이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말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2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5년 말 200억달러에서 현재 400억달러 이상으로 불과 수개월 만에 매출 속도가 두 배가 된 것입니다.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더욱 눈에 띕니다.

세일즈포스의 2026회계연도 실제 연매출이 415억달러였습니다. 현재 매출 속도만 놓고 보면 오픈AI가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가운데 하나인 세일즈포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오라클의 2026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674억달러였고, 이 가운데 클라우드 매출은 340억달러였습니다.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은 오라클 전체보다는 작지만 클라우드 사업 매출보다 큰 규모입니다.

다만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큽니다. AWS는 올해 2분기에만 42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역시 최근 연매출 10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경쟁사 앤트로픽의 성장도 빠릅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연환산 매출이 47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두 회사의 연환산 매출 계산 방식이 완전히 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400억달러와 470억달러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픈AI의 최근 성장을 이끄는 핵심 가운데 하나는 AI 코딩입니다.

특히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코덱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성장동력은 AI 에이전트입니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는 AI입니다.

챗GPT 워크를 비롯한 업무용 서비스와 기존 ChatGPT 구독 사업도 성장하고 있으며 새롭게 시작한 광고 역시 추가적인 매출원이 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오픈AI는 일부 AI 모델 가격을 낮추며 앤트로픽과 저가 서비스를 앞세운 중국 AI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5. 애플, 중국 전용 자체 AI 모델 개발…화웨이와 AI 경쟁
애플(AAPL)이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아 중국 시장을 위한 자체 AI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14일(현지시간) 알려졌습니다.

애플이 중국 시장 전용 대규모언어모델, LLM을 직접 훈련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모든 작업을 애플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닙니다. 중국 전용 모델 개발과 학습 과정에서 알리바바가 애플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애플의 기존 중국 AI 전략에서도 상당한 변화입니다.

애플은 당초 중국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 업체들이 이미 개발한 AI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 기업의 모델을 가져다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애플 자체 중국 전용 모델까지 확보한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규제 환경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질문을 오픈AI의 챗GPT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같은 미국 AI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제공되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중국 당국의 규정을 충족하고 필요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애플은 중국에서 자체 모델만 사용할 계획은 아닙니다. 알리바바의 큐원(Qwen)과 바이두의 AI 기술도 함께 활용할 예정입니다.

즉 자체 모델을 통해 핵심 AI 기능을 직접 통제하면서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규제에도 대응하는 이중 전략입니다.

다만 애플 자체 모델과 알리바바 큐원, 바이두 기술이 각각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애플이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최근 분기 기준 중화권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17%를 차지했습니다. 미주와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지역입니다.

애플은 한때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까지 밀렸지만 최근에는 반등하고 있습니다.

2026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점유율 20%로 1위, 애플이 19%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해 주요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아이폰17의 강한 수요와 함께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중국 업체들이 저가 스마트폰 가격을 올린 반면 애플은 상대적으로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상판매와 할인, 중국 정부의 소비 보조금도 아이폰 판매 회복에 도움이 됐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은 앞으로 몇 달 안에 iOS를 업데이트하고 중국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결국 애플의 중국 전용 AI 모델 개발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라기보다 중국의 규제를 넘어서면서 화웨이 등 현지 업체들과 AI 스마트폰 경쟁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