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만 쓰는 줄 알았는데"…젠슨 황이 꺼낸 '이 폰' 뭐길래 [갤럭시 중간결산(下)]

입력 2026-08-15 16:14
수정 2026-08-15 18:01
"사람들은 유명 인사나 최고경영진은 아이폰만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목격담은 삼성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리더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 통념을 뒤집는다."

정보기술(IT) 매체 샘모바일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일정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갤럭시Z폴드7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IT 업계에선 세계 최대 기술 기업의 CEO들이 어떤 기기를 선호하는지 관심이 높다"며 이 같이 평가했다.

황 CEO만의 선택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렸다. 중동·유럽·동남아·중남미에서도 최신 수치 기준으로 모두 선두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도 중국 비보를 턱밑 추격하면서 2위를 기록했다. 다만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미국·중국에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갤럭시, 상반기 '세계 1위'…2분기 성장세↑15일 한경닷컴이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약 22.1%로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출하량은 총 1억2590만대를 기록했다. 전 세계 출하량은 5억7050만대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수직계열화된 메모리 사업이 뒷받침된 게 크다는 분석이다. 2분기 성장세가 가팔랐는데 갤럭시S26 시리즈 출시 지연으로 이 기간에 프리미엄 수요가 집중된 영향이 컸다. 중국 업체들이 같은 시기 저가 모델을 축소해 갤럭시S 시리즈 등 프리미엄 기종에 힘이 실린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1위 타이틀'은 주요 시장 곳곳에서도 확인된다. 가장 최근 데이터로는 중동 시장이 대표적이다. 옴디아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튀르키예를 제외한 중동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분기 점유율 39%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시장 전체 출하량은 106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줄었지만 영향력이 유지됐다. 1분기(34%)보다는 5%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갤럭시S26 시리즈, 갤럭시A 시리즈가 선방한 결과다.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였다. 1분기 기준 삼성전자 점유율은 약 38.2%(러시아 제외)로 추산된다. 이는 옴디아가 집계한 삼성전자 출하량(1260만대)과 유럽 전체 물량(3300만대)을 토대로 계산한 수치. 동남아에서도 삼성전자가 1분기 출하량 460만대, 점유율 21%로 왕좌를 지켰다. 동남아 전체 출하량(2160만대)은 전년보다 9% 감소했지만 삼성전자는 이 기간 오히려 4%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에선 1분기 출하량 1290만대, 점유율 37%로 1위를 달렸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거대 내수 시장을 갖춘 인도에선 상반기 합산 출하량 1100만대, 점유율 17%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옴디아 1·2분기 발표 자료를 단순 합산한 결과로, 이 기간 1위를 차지한 비보의 출하량(1260만대)과 점유율(19.4%)을 바짝 따라붙었다.

아프리카 매체 테크이시는 옴디아 자료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1분기 현지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출하량은 400만대로 전년보다 1% 감소했지만 20%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트랜션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 시장 내 150~299달러 구간에서 갤럭시A 시리즈가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미국·중국에선 '부진'…갤Z폴드8 흥행 '주목'하지만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중국에선 현지 브랜드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5% 감소한 790만대를 출하했다. 점유율은 24%로, 같은 기간 애플은 60%로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보면 2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단 0.1%, 순위로는 10위에 불과했다. 이 기간 화웨이는 22.6%로 선두를 달렸고 애플이 18.1%를 차지했다. 오포와 비보는 각각 16%, 샤오미는 12.4%로 집계됐다. 아너는 11.3%로 뒤를 이었다.

올 하반기는 갤럭시S26 시리즈·갤럭시A 시리즈뿐 아니라 초기 흥행에 성공한 신규 폼팩터 갤럭시Z폴드8 등 폴더블 신제품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MX)을 포함한 MX·NW사업에서 초유의 적자 폭탄을 떠안은 상태다. 회사는 하반기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를 '수익성 제고용'으로 앞세워 적자 탈출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특히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가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서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그간 감성과 디자인, '예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젊은층을 사로잡았다"며 "최근엔 갤럭시Z폴드8을 놓고 아이폰과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기능적인 측면보다 '예뻐서 좋다'는 평가가 젊은층 사이에서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26 시리즈와 A시리즈로 점유율을 방어했지만 미국·중국 같은 핵심 시장에선 여전히 한계를 보인다"며 "하반기엔 폴더블 신제품이 판매량뿐 아니라 수익성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대영/홍민성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