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해외여행 대신 여기"…지갑 열더니 '잭팟' 터졌다 [트래블톡]

입력 2026-08-15 18:27
수정 2026-08-15 19:44

국내 여행 수요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지역축제 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지역축제 방문객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성장을 이끈 외지인의 발길과 외국인 방문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특히 당일치기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며 관광과 소비를 함께 즐기는 체류형 여행 수요가 확대되면서 지역축제를 둘러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지역축제 1431만명 찾았다…외지인 소비가 성장 견인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지역축제 방문객은 1431만명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201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축제 기간 일평균 방문객 수도 평시보다 54.7% 많아 총방문객 수와 일평균 방문객 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방문객의 절반 이상은 지역 밖에서 찾아왔다. 지난해 방문객 구성은 외지인 798만명 (55.8%), 현지인 622만명(43.5%), 외국인 10만9000명(0.8%)으로 집계됐다. 외지인 비중은 2018년 54.5%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때 52%대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55.8%까지 올라섰다.

외국인 방문객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3만4000명(0.3%)에서 2022년 0.1%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0.8%로 상승했다. 외국인 방문객은 지난해 10만9000명으로 전년 10만2000명보다 늘며 2년 연속 10만명을 넘어섰다.


소비에서는 외지인의 영향력이 더욱 컸다. 축제 기간 총소비금액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2025년 매년 95.8~97.3%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총소비금액은 4639억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외국인이 7만6091원으로 가장 많았고 외지인 5만3951원, 현지인 1480원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식음료가 48.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쇼핑이 35.7%였다. 지역축제가 주민 행사를 넘어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관광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다.

축제 방문객 증가에는 국내여행 시장의 회복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여행 총횟수는 3억회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여행일 수는 4억7000만일로 5.4%, 국내여행 지출액은 39조5000억원으로 7.3% 늘었다.

특히 1박 이상 체류형 여행 비중이 40%에서 41.3%로 높아졌다. 당일치기 중심의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며 관광과 소비를 함께 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해외대신 국내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숙박 리드타임(예약일부터 체크인까지 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라며 "축제가 많은 가을 시즌 당일 대신 숙박여행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제성보다 경험"…지역축제 흥행 기준 '매력도'로
하반기 축제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국내여행 수요가 지역축제와 지역 관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자체도 단순히 지역 특산물이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과 캠핑,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해 축제 자체를 여행 목적지로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축제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도 단순한 인지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 11일 여행·관광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가 퍼듀대·경희대와 공동 발표한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에서는 전국 축제 1452개를 대상으로 인지도와 매력도를 각각 분석했다.

조사 결과 온라인 언급량을 기준으로 한 인지도 부문에서는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방문객의 감성 반응을 분석한 매력도 부문에서는 전북 남원의 춘향제가 1위에 올랐다. 종합 순위에서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1위, 진해군항제가 2위, 춘향제가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유명세와 실제 방문객이 느끼는 축제의 매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온라인 화제성뿐 아니라 축제 현장에서의 경험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축제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매년 늘어나는 축제…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콘텐츠가 경쟁력지역축제의 성장에도 과제는 남아 있다. 축제 수가 매년 빠르게 늘면서 일부 대형 축제에 방문객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 단순한 화제성이나 유명세를 좇는 방식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의 고유한 자원에 공연, 체험. 미식, 체류 콘텐츠 등을 결합해 다시 찾고 싶은 축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지역에 머물고 소비하며 다시 방문할 만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축제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국내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가을 축제 시즌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지자체들의 경쟁 기준도 인지도에서 매력도로 옮겨갈 것이란 전문가들의 조언도 나왔다.

지난 11일 열린 여행 관광산업 전문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의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세미나에서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지도와 매력도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인지도는 예산을 투입하면 만들어낼 수 있지만, 매력도는 아무리 훌륭한 축제 조직위원회가 있어도 쉽게 만들 수 없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동석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사업본부장은 "축제는 매력도가 인지도를 이긴다"며 "머릿속에 인지가 되고, 누군가에게 추천하거나 다시 찾게 되는 것, 이 부분이 매력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