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살 것" 예상 빗나갔다…4500만원 中전기차 '인기' [최수진의 모빌리티톡]

입력 2026-08-17 10:00

중국 완성차 업체 BYD(비야디)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씨라이언7이 올해 상반기 저가 모델로 꼽히는 돌핀의 판매량을 거의 따라잡았다. 일부 세대별 판매량에서는 돌핀 판매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저렴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산 차 위주로 구매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여서 주목된다.

1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BYD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773.2% 급증한 1만1675대를 판매했다. BYD는 이 기간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모델별 판매량을 보면 씨라이언7의 판매량이 두드러진다. 씨라이언7의 가격은 4490만원으로, BYD코리아가 판매하는 모델 중 고가에 속한다. BYD코리아 진출 초반 당시 저렴한 가성비 모델로 꼽힌 해치백 돌핀(시작가 2450만원)이나 소형 SUV 아토3(3490만원) 위주로 팔릴 것이란 업계의 예측을 벗어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씨라이언7의 판매량은 4477대다. 같은 기간 돌핀은 4511대 판매됐다. 두 모델의 판매량 차이는 34대에 불과하다. 아토3 판매량은 1891대로, 씨라이언7이 거뜬하게 제쳤다. 돌핀과 씨라이언7은 수입차 모델별 판매량에서 6·7위에 올랐다.

세대별 판매량에선 씨라이언7이 돌핀 판매량을 역전한 사례도 있다. 올 상반기 30대 수입차 판매량에서 씨라이언7은 750대를 기록했다. 이는 돌핀의 판매량을 4대 차이로 앞선 것이었다. 50대에서는 씨라이언7이 1126대가 팔리면서 돌핀(1087대)을 39대 차이로 제쳤다.

개인 구매 비중이 높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에 택시나 렌터카 등 법인 차량 위주로 판매될 것이란 업계의 시각에서 벗어난 결과다. BYD 올해 1~5월 판매량에서 구매자의 92.99%가 자가용 등록자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개인 구매자 65% 이상이 40~50대로 나타나 실수요 중심의 구매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수동에서 열린 BYD 팝업 스토어에서 젊은층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것저것 차에 대해 물어보면서 관심을 보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며 "중국차에 대해 선입견이 있을 것으로 봤는데, 젊은 층이 생각보다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차는 싸지만 기술은 떨어진다'는 대중적인 논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자동차 선진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도 중국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 브랜드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0.1% 증가했다.

산업연구원(KIET)이 2024년 8월 낸 '전기차 배터리산업의 주요 이슈 시사점'에서는 중국 전기차와 국내 산업의 경쟁에 대해 언급하며 "전기차 기술 다음 차세대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및 스마트 기술에서도 중국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여서, 중국과의 차별화를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고 짚었다.

KIET는 "그렇더라도 중국과의 차별화를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이 이뤄져야 하고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는 중국 가격 경쟁력의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완성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생산 방식의 혁신이 이뤄져야 하며 가장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